'무대 은퇴' 선언한 KIA 김도영 "뉴진스 온다면 해보겠습니다"(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은 지난달 30일 광주에서 열린 팬 페스트에서 걸그룹 뉴진스의 하니로 분장해 마쓰다 세이코의 히트곡 '푸른 산호초'를 불렀다.
야구뿐만 아니라 무대 매너도 갖춘 진정한 스타였다는 반응이 나온 무대였지만, 김도영에게는 너무 쑥스러운 나머지 '이불 킥'을 한 기억으로 남았다.
김도영은 3일 서울 강남구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2024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뒤 사흘 전 무대를 떠올렸다.
김도영이 "여장뿐만 아니라 무대 (공연) 자체를 안 하려고 한다"고 선언하자 행사 진행을 맡은 박지영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가 "팬들이 진짜 원하면 어떻게 할 거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김도영은 "적당한 선에서 하겠다"며 "진짜 제 눈으로 뉴진스를 보게 된다면, 뉴진스 노래로 (공연) 해보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박지영 아나운서가 "뉴진스 '슈퍼 샤이'는 어떻겠냐"고 물어보자 "그건 너무 옛날 노래"라는 답으로 2루를 훔칠 때만큼 빠르게 케이팝 트렌드를 쫓아가고 있다는 사실도 시사했다.
김도영은 올해 정규시즌에서 타율 0.348,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출루율 0.420, 장타율 0.647, 189안타로 맹활약했다.
최연소 30홈런-30도루, 단일 시즌 최다 득점 등 숱한 기록을 남기고 2024년을 '김도영의 해'로 만들었다.
연말에 시상식 다니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그는 "시즌 때와는 또 다른 의미로 힘들다. 그래도 시즌은 치르다 보면 힘든 날도 있지만, 시상식은 다 행복한 날들이라 좋다. 처음에는 긴장도 했지만, 지금은 편하게 소감도 나온다"며 미소를 보였다.
이어 "시상식이 끝나면 바로 운동하려고 생각 중이다. 적당히 휴식하면서 운동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김도영은 자신이 세운 기록 가운데 30홈런-30도루에 가장 큰 의미를 뒀다.
김도영은 "타석에서 가장 잘할 때 나올 수 있는 수치라 그렇게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지난해까지는 '미완의 대기'였다가 프로 3년 차에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로 우뚝 선 그는 "작년 이맘때는 무척 힘들었다. 그럴 때 힘이 된 말 가운데 하나가 '나 자신을 믿어라'였다. 여러분들도 힘든 상황에 부닥쳤다면 '자신을 믿어라'라고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김도영은 지난달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비록 한국은 슈퍼라운드 진출에 실패했어도, 김도영은 홈런 3개 포함 타율 0.417(17타수 7안타), 10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김도영은 "프리미어12에서는 가장 중요한 경기(일본전)에서 잘하지 못했다. 시즌 중에도 중요한 경기에서는 잘 못해서 부족했다고 생각하는데, 더 발전해야 한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도 주목하는 선수가 된 김도영은 "야구선수로 가장 큰 무대에 도전하는 건 항상 꿈이다. 먼 미래지만, 꿈은 가지고 있다"고 도전 의식을 분명히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도영은 내년 목표로 "부상 없는 풀타임 출전"을 꼽은 뒤 "다른 걸 정하라고 한다면 팀 우승이다. 꾸준히 우승하는 팀 만드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