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대전 서구의회 예산결산위원회가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 일정을 예고 없이 하루 줄인 가운데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30일 서구와 서구의회에 따르면 구의회 예결위는 애초 이날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사흘 동안 462억원 규모의 올해 2차 추경예산안을 심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의회사무국은 지난 27일 돌연 의원들에게 다음 달 1∼2일에만 예결위를 연다고 통보했다.
3개 상임위별 소관 예산안을 하루씩 심사하려 했으나, 심사기간이 하루 줄면서 이틀 만에 몰아서 살펴봐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심사 일정 단축은 최규(더불어민주당) 예결위원장과 담당 전문위원 두 사람이 내린 결정이었다.
담당 전문위원은 "추경 규모가 크지 않아 위원장과 상의해 지난 21일 일정 단축을 결정했다"며 "위원들에게 바로 알리지 않고 뒤늦게 공지한 것은 미흡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최규 위원장의 휴대전화가 꺼져있어 연락이 닿지 않는 가운데 의회 측도 최 위원장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앞서 소속 상임위인 도시건설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와 추경예산안 심사가 있던 지난 23∼25일에도 휴가를 내고 의회에 나오지 않았다.
일부 의원은 최 위원장이 개인 일정으로 예결위에 참석할 수 없자 추경예산안 심사 일정을 일방적으로 줄인 것은 아닌지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최 위원장이 휴가를 내기 전 지인들에게 '월드컵 축구 경기를 보러 간다'고 말했다는 증언도 의회 안팎에서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논평을 내고 "행정사무감사는 물론이고, 예결위원장이 예산 심사를 내팽개치고 카타르에 월드컵 응원을 하러 간 것이 아니길 바란다"며 "만약 자신에게 주어진 책무를 망각하고 동료의원과 주민들 몰래 월드컵을 보려고 출국했다면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