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기장 들어가려 한 '십자군' 잉글랜드 팬들…FIFA 제지

스포츠뉴스

[월드컵] 경기장 들어가려 한 '십자군' 잉글랜드 팬들…FIFA 제지

베링 0 283 -0001.11.30 00:00
'십자군' 팬들을 제지하는 카타르 월드컵 현장 요원들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십자군 복장'으로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에 들어가려고 했던 잉글랜드 팬들이 국제축구연맹(FIFA)의 제지를 받았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5일(현지시간) 이날 예정된 잉글랜드와 미국 간 조별리그 B조 경기에서는 FIFA가 십자군 복장을 한 팬들의 입장을 제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FIFA는 더타임스에 "아랍 지역의 입장에서 보면 십자군 복장은 무슬림에게 불쾌할 수 있다"며 "우리는 모든 행사, 활동에서 차별 없는 환경을 꾸리고 다양성을 키우려 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별리그 1차전 이란전에서 일부 팬이 서양 중세 십자군처럼 사슬 갑옷, 투구를 착용하고 당시 잉글랜드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지는 붉은 십자가가 그려진 복장으로 경기장에 들어가려다가 현장 요원들의 제지를 받는 장면이 소셜미디어 등에 공유됐다.

영국 매체들에 따르면 수십 년간 잉글랜드 팬들은 대표팀을 지지하는 뜻에서 이런 특별한 복장으로 경기장에서 응원을 펼쳐왔다.

월드컵 개막 후 이 십자군 복장으로 카타르 도하로 여행하는 팬들이 현지에서 자주 목격된다고 일간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심지어 일부 팬들이 이 복장을 한 채 현지 공공장소, 대중교통 등에서 자국 국가인 '하느님 국왕을 지켜주소서'(God Save the King)를 불렀고, 플라스틱으로 만든 모형 칼을 차고 다니는 팬들도 있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영국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영국 축구계의 인종차별 철폐를 촉구하는 시민단체 킥잇아웃은 "화려한 파티용 옷이나 십자군을 나타내는 복장으로 월드컵 경기에 참석하는 건 카타르에서도, 다른 이슬람 국가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는 걸 팬들에게 조언하겠다"고 당부했다.

반(反)무슬림혐오 시민단체 텔마마 측도 "공개적인 음주나 십자군 복장을 하는 행동이 카타르 시민들을 불쾌하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팬들이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십자군 전쟁은 로마 교황 우르바누스 2세 주도로 조직된 그리스도교 원정대와 이슬람 세력 간 벌어진 종교전쟁으로, 1095년부터 십자군의 마지막 요새가 이슬람에 함락된 1291년까지 약 200년 가까이 이어졌다.

당시 서방 기독교 세력에게는 '성지'인 예루살렘을 탈환하려는 원정이었지만, 이슬람 세력에게는 '침략'으로 받아들여진다.

잉글랜드 역시 '사자심왕'이라 불리는 리처드 1세가 3차 십자군 전쟁에 출병, 이슬람 세력과 치열한 전쟁을 벌였다.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54077 대만야구의 파란…일본 4-0으로 꺾고 프리미어12 우승 야구 01:23 20
54076 [프로축구 대전전적] 대전 2-1 제주 축구 01:22 18
54075 안준호 감독·이현중이 극찬한 '대학생' 문유현…"양동근 넘길" 농구&배구 01:22 19
54074 대한항공, 거침없는 4연승…현대 제치고 남자배구 단독 1위 농구&배구 01:22 18
54073 프로야구 LG, 마무리 훈련 종료 "기술에 초점" 야구 01:22 18
54072 여자농구 BNK, KB 잡고 선두 질주…김소니아·박혜진 더블더블 농구&배구 01:22 18
54071 [프로배구 중간순위] 24일 농구&배구 01:22 18
54070 미국, 프리미어12 동메달…베네수엘라에 6-1 완승 야구 01:22 18
54069 K리그1 전북, 광주와 1-1 비겨 10위…이랜드와 1부 잔류 놓고 PO(종합) 축구 01:22 20
54068 적수가 없는 흥국생명…현대건설 잡고 여자배구 개막 9연승(종합) 농구&배구 01:22 19
54067 프로야구 한화, 일본 마무리 캠프 마치고 귀국 야구 01:22 18
54066 K리그2 이랜드, 전남과 무승부로 첫 승강 PO행…'전북 나와!' 축구 01:21 16
54065 '전북과 승강 PO 격돌' 이랜드 김도균 감독 "이변 만들어보겠다" 축구 01:21 16
54064 남자농구 에이스 이현중, 슛보다 리바운드에 전념해야 하는 현실 농구&배구 01:21 16
54063 [프로축구2부 PO 전적] 서울E 2-2 전남 축구 01:21 16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