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EPA=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스페인 대 코스타리카 경기 후반 29분에 스페인의 가비(왼쪽·18·FC 바르셀로나)가 득점한 뒤 동료 알레한드로 발데(19·FC 바르셀로나)에게 축하받고 있다. 스페인은 이날 코스타리카를 7-0으로 완벽하게 제압하며 조 1위로 올라섰다. 2022.11.24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무적함대' 스페인이 2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코스타리카전에서 거둔 7-0 승리는 월드컵 역사의 한 페이지에 남는다.
스포츠 통계 전문사이트 옵타에 따르면,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7점 차 승리는 최다 점수 차 공동 7위에 해당한다.
가장 큰 점수 차 경기는 총 세 차례 나온 '9점'이다.
세 번의 9점 차 경기 가운데 한 번은 한국전쟁의 상흔이 아물기도 전에 천신만고 끝에 1954년 스위스 대회에 나갔던 대한민국이 헝가리전에서 당한 0-9 패배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대한민국은 도쿄에서 미군 수송기를 얻어타고, 5번이나 비행기를 갈아탄 끝에 64시간 만에 스위스에 도착했다.
개막 후 이틀이 지난 뒤에야 스위스에 도착했던 한국 대표팀은 숙소에서도 직접 바느질하고 장비를 정비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지금도 한해 가장 멋진 골에 수여하는 'FIFA 푸슈카시상'으로 이름이 남아 있는 페렌츠 푸슈카시가 이끌던 헝가리는 당시 세계 최강팀이었다.
당시 외신 기자들은 0-9로 패배한 게 기적이라고 말할 정도로 한국 대표팀은 투혼을 펼쳤다.
이밖에 1974년 서독 월드컵에서 유고슬라비아가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에 거둔 9-0 승리, 1982년 스페인 월드컵에서 헝가리가 엘살바도르에 10-1로 승리한 경기가 나머지 두 번의 9점 차 사례다.
특히 헝가리가 엘살바도르에 승리한 경기는 유일한 남자 월드컵 단일 경기 두 자릿수 득점으로 남아 있다.
월드컵에서 '8-0' 경기도 모두 세 차례 있었다.
193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스웨덴이 쿠바를 상대로 처음 8-0으로 승리했고, 12년 뒤인 1950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우루과이가 볼리비아를 상대로 재현했다.
독일은 2002 한일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8-0으로 승리해 '21세기 최다 득점차 경기' 기록을 보유한 팀이다.
4번의 월드컵에서 16골을 터트려 지금까지 최다 득점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독일의 골잡이 미로슬라프 클로제는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해트트릭에 성공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2-0으로 꺾으며 대회 최대 이변을 연출하고, 독일이 일본에 1-2로 역전패한 대목은 '영원한 건 없다'는 격언을 떠올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