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연합뉴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왼쪽)과 하자 라비브 벨기에 외무장관(오른쪽)이 23일(현지시간) 카타르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2.11.2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유럽 장관들이 국제축구연맹(FIFA)이 경기 중 착용을 금지해 논란의 중심에 선 '무지개 완장'을 찬 채 FIFA 수장을 만나 눈길을 끌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하자 라비브 벨기에 외무장관은 23일(현지시간) 차별 반대를 뜻하는 무지개 완장을 팔뚝에 두르고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대면했다.
이날 벨기에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첫 경기가 열린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관중석에 모습을 드러낸 라비브 장관은 트위터 계정에 무지개 완장을 차고 경기를 관람하는 자신의 사진과 함께 "내 가슴은 우리 붉은 악마들을 향해 간다"고 올렸다.
그는 특히 현장에서 카타르 인권 문제에 대한 유럽의 비판을 '위선'이라고 저격한 인판티노 회장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같은 날 낸시 패저 독일 내무장관도 무지개 완장을 찬 채 인판티노 회장과 인사하고 독일의 조별리그 경기를 지켜봤다.
독일 축구 대표팀 선수들은 입을 가리는 포즈를 취한 단체 사진을 촬영해 완장 금지에 항의하기도 했다.
앞서 벨기에와 독일을 포함한 유럽 7개국 주장은 카타르의 인권 문제를 규탄하기 위해 경기 중 다양성과 포용을 상징하는 '원 러브'(One Love) 무지개 완장을 착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FIFA가 무지개 완장 착용 시 옐로카드를 주겠다고 경고하는 등 사실상 이를 금지하면서 월드컵 내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무지개 완장은 오히려 불티나게 팔리며 유행이 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무지개 완장 제작을 맡고 있는 네덜란드 제조사 배지다이렉트BV에 따르면 지난 2주간 제작한 완장 1만 장은 이미 매진된 상황이다.
배지다이렉트BV 최고경영자(CEO) 롤랑 헤이르켄스는 "월드컵과 FIFA의 경기 중 완장 착용 금지 선언이 이러한 유행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유럽의회도 최근 완장 500장을 주문했으며, 완장을 통해 의견을 표명하고 싶어하는 전 세계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산하고 있다.
완장 판매가는 제조원가보다 소폭 웃도는 4.99유로(약 7천원)다. 조만간 네덜란드축구협회(KNVB) 홈페이지 등에서 추가로 1만장이 판매될 예정이다.
무지개 완장 캠페인은 네덜란드축구협회가 인종이나 성 정체성, 문화, 국적 등에 따른 차별에 반대하는 의미에서 2020년 처음 시작했다.
완장은 무지개색으로 채워진 하트에 숫자 '1'이 새겨져 있으며, 문구 '원 러브'가 하트 양쪽을 따라 적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