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산=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대한민국과 함께 16강도 가고 결승에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대구의 한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 중인 우루과이 출신 세실리아(23) 씨는 오는 24일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가슴이 설렌다고 23일 말했다.
음악을 공부하고 있지만 '축구의 나라' 우루과이 사람답게 이번 월드컵을 무척 기다려왔기 때문이다.
우루과이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지난 2018년 한국으로 온 그는 약 5년간 한국어를 익힌 덕분인지 우리말 대화가 아주 자연스러웠다.
우루과이에 있을 때는 가족과 함께 월드컵을 즐겼는데 이번에는 대구의 자취방에서 친구와 함께 경기를 지켜볼 생각이다.
우루과이는 1930년 제1회 월드컵을 연 국가이며 지금까지 두 차례 우승한 전통의 강호다.
당연히 축구가 가장 인기가 있다. 세실리아 씨도 어릴 때 남동생과 아파트 안에서 공차기를 즐겨 하다가 어머니한테 혼이 나기도 했다고 한다.
자국 대표 중에는 실력과 성격이 좋은 카바니 선수를 가장 좋아하고 한국 대표 중에는 손흥민 선수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로 슬픔에 빠진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고 싶다"는 위로의 말도 전했다.
경북 경산의 한 대학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에 다니는 모함마드(38) 씨는 한국팀의 조별리그 2차전 상대인 가나 출신 유학생이다.
한국에 같이 나와 있던 아내가 지난해에 가나로 돌아간 뒤 혼자서 원룸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이번 월드컵을 동료 유학생 7∼8명과 함께 즐길 계획이다.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 8강에 진출한 적이 있는 가나는 이번 카타르 대회에서도 파란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모함마드 씨도 어느 때보다 기대가 크다고 했다.
특히 가나 대표팀 주장인 '안드레 아이유'를 좋아해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가나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한국보다 낮지만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닐 것"이라고 장담하면서도 양국이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소망했다.
모함마드 씨는 "이태원에서 안타까운 일이 발생해 마음이 아픈 데 이번 월드컵 기간에 한국 사람들이 안전하게 응원하기를 바라며 가나와 대한민국 대표팀이 같이 결승까지 갔으면 좋겠다"며 웃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