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과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르는 포르투갈 축구대표팀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2일 오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외곽 알샤하니야 SC 훈련장에서 전력 질주를 하며 호흡을 끌어올리고 있다. 2022.11.22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미국 글레이저 가문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맨유는 2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사회가 클럽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인 대안을 찾기로 했다"며 "이사회는 신규 투자와 매각, 구단과 관련한 다른 형태의 거래 등을 모두 전략적인 대안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문에서 에이브럼과 조 글레이저 공동 구단주는 "팬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맨유의 성장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모든 옵션을 고려할 것이다. 무엇보다 팬, 주주, 여러 관계자에게 최선의 이익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략적인 대안, 모든 가능성 등으로 포장하긴 했지만, 영국과 미국 언론은 글레이저 가문이 '매각'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는 "이미 오래전부터 팬들은 글레이저 가문이 맨유를 떠나길 바랐다. 글레이저 가문이 맨유를 매각하면 팬들을 기뻐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디 애슬레틱은 "글레이저 가문이 재정 고문으로 고용한 더 레인 그룹은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첼시를 매각할 때 관여한 회사"라며 매각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미국 스포츠 재벌인 말콤 글레이저는 2005년 맨유를 14억7천만달러에 인수했다. 그는 2014년에 세상을 떠났고, 자녀들이 자리를 이어받았다.
글레이저 가문을 향한 맨유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위해 일시 중단한 2022-2023 프리미어리그에서 맨유가 5위로 처지자, 팬들의 불만은 더 커졌다. '글레이저 가문 퇴진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8월 글로벌 화학기업 이네오스를 설립한 영국의 억만장자 짐 랫클리프가 맨유 구단 인수에 관심을 보인다는 보도가 나오자 맨유의 주식이 20% 급등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맨유는 구단을 향해 비판을 쏟아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와의 결별이 확정된 날, 매각 가능성을 시인했다.
맨유는 이날 "호날두는 구단과의 상호 합의로 즉각 팀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호날두는 최근 영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구단과 텐 하흐 감독를 향해 수위 높은 불만을 쏟아냈다.
맨유는 호날두와의 결별을 알리며 "(홈구장)올드 트래퍼드에서 346경기에 출전해 145골을 기록하며 엄청난 공헌을 한 호날두에게 감사하며, 그와 그의 가족의 미래에 행운을 기원한다"며 "맨유의 모든 구성원은 텐 하흐 감독 아래서 계속 발전하고 경기장에서 성공을 거두고자 계속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날두가 떠난 날, 맨유 구단주는 사실상 '매각 의사'를 드러냈다.
현지시간 22일은 맨유 팬들에게는 격동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