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와 호주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이 열린 22일 밤(이하 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 비다 파크에선 팬들의 축제가 계속됐다.
카타르에서 월드컵을 즐기는 축구 팬들을 위한 'FIFA 팬 페스티벌'은 19일부터 알 비다 파크에서 정식 운영되고 있다.
이곳에선 월드컵 전 경기가 생중계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행사도 진행된다.
프랑스와 호주의 경기는 오후 10시에 시작했는데, 늦은 시간에도 수많은 이들이 팬 페스티벌을 찾아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지켜봤다.
스크린 근처뿐만 아니라 행사장 곳곳에 인파가 빽빽하게 들어차 흡사 주말의 놀이공원 풍경을 떠올리게 했다. 어린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의 방문객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프랑스와 호주 팬뿐 아니라 전 세계 국기와 축구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이들이 어우러져 '모두의 축제'를 즐겼다.
(도하=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20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비다 파크에서 열린 'FIFA 팬 페스티벌'을 찾은 아르헨티나 축구 팬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2022.11.20 [email protected]
곳곳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각국 대표팀 응원가를 열창하기도 했다.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개막전이 열린 20일에는 너무 많은 팬이 몰려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이날은 통제가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었다.
경찰들은 무리를 지어 계속해서 순찰을 했다.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가 주류 판매를 금지해 경기장 내에선 음주할 수 없지만, 팬 페스티벌에선 대회 후원사인 버드와이저의 맥주도 마실 수 있다.
맥주 500㎖가 50리얄(약 1만 8천원)로 저렴한 금액이 아닌데도 맥주를 파는 버드와이저 부스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21세 이상이면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맥주를 구매할 수 있다.
맥주를 구매한 팬들은 대부분 중계 화면이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은 뒤, 경기를 보며 목을 축였다.
술에 취한 듯한 이들도 눈에 띄었다. 한 남성은 정신을 잃은 듯 길에 쓰러져 있기도 했는데, 경찰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상태를 확인했다.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자 경찰은 "별문제 없다. 술에 취한 것뿐이다"라며 가던 길을 가라고 안내했다.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의 아르헨티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맥주를 마시던 아구스틴 카울씨와 후안 베툴라르씨도 술기운이 약간 오른 듯했다.
우승 후보로도 꼽히는 아르헨티나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와 C조 1차전에서 1-2 충격 패를 당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온 이들은 경기장에서 패배를 '직관'한 뒤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베툴라르씨는 "아르헨티나가 져서 조금 울었다"는 농담과 함께 "그래도 여기에 와서 맥주를 마시니 조금 위로가 된다"며 미소를 지었다.
오후 11시가 지난 시간에도 입구를 통해 계속해서 사람들이 몰려왔고, 후반 프랑스가 연이어 골을 넣을 땐 큰 환호가 터져 나왔다.
아내의 가족을 방문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에서 왔다는 루이 앙젤레티씨는 "오늘 경기 티켓을 구하지 못해 팬 페스티벌을 찾았는데, 공간이 잘 조성돼 있다"며 "프랑스에서 거리 중계를 보는 것보다 안전하다는 느낌이 든다. 소매치기 걱정도 덜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집중해서 경기를 보던 그는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 등이 부상으로 빠져 프랑스의 2연패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 8강 또는 4강만 가도 만족스러울 것 같다"고 하기도 했다.
프랑스가 호주를 4-1로 완파한 뒤에도 여전히 팬 페스티벌은 북적였다. 자정이 넘은 시간 무대에선 음악 공연이 시작됐고, 팬들은 지칠 줄 모르고 카타르의 밤을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