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사실상 착용이 금지됐던 '무지개 완장'을 영국 TV 중계 해설자가 이어받았다.
'무지개 완장'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잉글랜드, 독일 등 유럽 7개국이 차별에 반대한다는 의미를 담아 경기에 착용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FIFA가 21일 이 완장을 차면 옐로카드를 주겠다고 경고하면서 유럽 7개 나라에서 이 완장의 착용을 포기했다.
21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이란의 B조 1차전에서는 영국 BBC 중계 해설을 맡은 앨릭스 스콧(38)이 이 무지개 완장을 착용하고 카메라 앞에 섰다.
스콧은 잉글랜드 축구 선수 출신이다.
무지개색으로 채워진 하트에 숫자 '1'이 적혀 '원 러브' 완장이라고도 불린 이 완장은 차별에 반대하고, 다양성과 포용을 촉진하기 위해 2020년 유럽선수권대회부터 네덜란드가 시작했다.
외국인 노동자 인권, 동성애 금지 등의 논란이 있는 카타르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맞아 일부 국가에서는 '원 러브' 완장을 통해 이에 항의하고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는 뜻을 명확히 하려고 했다.
선수가 사용하는 장비에 정치, 종교적 의미를 담은 문구나 이미지를 금지하는 FIFA는 결국 이 완장을 착용할 경우 경고 조치하겠다는 뜻을 밝혀 이 완장의 사용을 사실상 금지했다.
하지만 영국 TV 중계 해설자가 이 밴드를 착용하고 카메라 앞에 선 것까지 막지는 못했다.
스콧은 영국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경기 당일 오전에 이런 식으로 금지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며 "해리 케인이 이 밴드를 착용하고 나왔더라면 더 강력한 메시지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dpa통신은 "독일 ZDF 방송 진행자인 클라우디아 노이만이 미국과 웨일스 경기에 앞서 검은색 티셔츠와 '원 러브' 완장과 비슷한 색상의 암 밴드를 착용했다"고 보도했다.
노이만 역시 "오늘이 월드컵 역사에 전설적이고, 자랑스러운 하루가 될 수 있었다"며 FIFA의 완장 착용 금지 조치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