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이얀=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22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에서 잉글랜드에 완패한 이란 대표팀의 카를로스 케이로스 감독은 마지막까지 노력한 선수들을 격려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21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B조 1차전에서 2-6으로 진 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어나서 계속 싸운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이란은 잉글랜드의 부카요 사카(아스널)에게만 두 골을 내주는 등 시종 끌려다니며 팀 역사에 남을 만한 대패를 기록했다. 추가 시간 페널티킥 골을 비롯해 메디 타레미(포르투)의 두 골로 영패를 면한 건 다행이었다.
이란은 월드컵 1라운드를 통과한 적이 없는 팀이지만, 2014년 브라질 대회 때 4골, 2018 러시아 대회 땐 2골만 실점했을 정도로 조직적 수비로 어느 팀을 상대로도 호락호락하지 않은 저력을 보여왔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경기 외적인 변수에 팀이 시작 전부터 어수선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란 테헤란 도심에서 여성이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의문사한 사건을 계기로 여전히 여성의 축구 경기 관람을 금지하는 등 차별적 현실이 지적되며 이란을 월드컵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져 왔다.
주축 선수인 사르다르 아즈문(레버쿠젠)이 반정부 시위를 탄압하는 정부를 비판하면서 대표팀 선발 논란을 겪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월드컵 무대에 섰으나 첫 경기를 시작하자마자 골키퍼 알리레자 베이란반드(페르세폴리스)가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까지 덮치며 큰 점수 차의 패배를 떠안았다.
케이로스 감독은 "선수들이 지금 처한 상황은 최상이 아니다. 경기 준비에 집중할 수 없었다"며 "사람이니 그런 것에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그저 나라를 대표해 축구를 하려는 선수들일 뿐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뛰는 것이 그들의 유일한 꿈"이라며 "제발 이들이 경기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아직 두 경기가 남았다며 16강의 희망도 놓지 않았다.
그는 "과거를 고치는 건 지도자의 역할이 아니다. 이미 일어난 일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면서 "우리의 일은 다가오는 일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 우리에게 모든 것이 열려있다. 딸 수 있는 승점 6이 있다"며 "오늘 배운 것들을 토대로 집중해서 다음 경기를 준비하고 승리를 위해 싸우겠다"고 말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베이란반드에 대해선 "코뼈 골절과 관련 있는지 아직 모르겠다. 의무진에 따르면 출혈을 멈추기가 어려웠다고 한다"면서 "병원에 가서 검사해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