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3.2㎞ 태극기 띠' 만들어 한국 축구 응원하는 방글라데시 부부

스포츠뉴스

[월드컵] '3.2㎞ 태극기 띠' 만들어 한국 축구 응원하는 방글라데시 부부

베링 0 228 -0001.11.30 00:00

남편 코시르는 15년 동안 한국에서 일하며 사업자금 마련

망고 농장 팔아 태극기 띠 제작해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응원

방글라데시 부부가 만든 3.2㎞의 태극기 띠
방글라데시 부부가 만든 3.2㎞의 태극기 띠

(반샤람푸르[방글라데시] AFP=연합뉴스) 아부 코시르·사비나 부부가 방글라데시 반샤람푸르 다리 위에 건 3.2㎞의 태극기 띠.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방글라데시 반샤람푸르 마을과 마을을 잇는 다리에 길이 3.2㎞의 '태극기 띠'가 자리했다.

한국에서 15년 동안 일한 화학자 아부 코시르(45)와 아내 사비나(34)는 5천달러(약 677만원)를 들여 태극기를 구입하고, 3.2㎞ 길이로 이어붙였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응원하고자, 코시르 부부는 돈과 정성을 쏟았다.

AFP통신은 21일 한국 축구를 응원하는 코시르 부부의 사연을 전했다.

사비나는 "우리는 한국을 사랑한다. 한국 축구를 응원하고자 다리 위에 태극기를 이어붙이는 방법을 택했다"며 "우리는 한국을 응원하고, 그들의 승리를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사비나는 한국에 가본 적이 없다.

하지만, 15년 동안 한국에서 일한 남편 아부 코시르에게 한국의 문화, 사회규범, 여러 환경 등에 관해 들었다.

사비나는 "남편이 전한 한국의 이야기를 무척 좋아한다. 한국은 내가 가장 방문하고 싶은 나라"라고 밝혔다.

코시르는 한국에서 중고 전화기 등 소비재의 부품을 긁어낸 뒤 녹여 금을 추출하는 작업을 했다.

AFP는 "코시르는 한국에서 일하는 동안 방글라데시에서 사업을 할 만큼 자금을 모았다. 그는 현재 보석 사업을 하고 있으며, 방글라데시에서는 중산층으로 분류된다"고 전했다.

3.2㎞의 태극기 띠를 만든 방글라데시 부부의 한국 사랑
3.2㎞의 태극기 띠를 만든 방글라데시 부부의 한국 사랑

(반샤람푸르[방글라데시] AFP=연합뉴스) 방글라데시 아부 코시르·사비나 부부가 제작한 3.2㎞의 태극기 띠.

코시르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을 한국에서 봤고, 거리를 물들인 붉은 물결에 감명받았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축구 선수는 '테크니션' 윤정환이다. 윤정환은 주전으로 뛰지는 못했지만, 2002년 한일 월드컵 한국 대표에 뽑혔다.

코시르는 "윤정환은 정말 뛰어난 선수였다"고 회상했다.

이젠 한국을 떠났지만, 코시르는 자신에게 사업자금을 마련할 기회를 주고 추억도 선사한 한국을 여전히 좋아한다.

AFP는 "코시르는 3.2㎞의 태극기 띠를 제작하고자 망고 농장을 팔았다. 재단사가 태극기 띠를 완성하는 데 걸린 시간은 2주였다"고 보도했다.

그의 이웃 모하마드 아카시는 "부부가 한국을 향한 사랑을 보여주고자 너무 많은 돈을 썼다. 정말 미친 짓"이라며 "그래도 다리 위에 이어진 태극기 띠를 보고자 많은 사람이 우리 마을에 온다"고 했다.

방글라데시 부부가 만든 3.2㎞의 태극기 띠
방글라데시 부부가 만든 3.2㎞의 태극기 띠

(반샤람푸르[방글라데시] AFP=연합뉴스) 아부 코시르·사비나 부부가 방글라데시 반샤람푸르 다리 위에 건 3.2㎞의 태극기 띠.

방글라데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는 크리켓이다. 축구 대표팀의 경기력은 월드컵 본선 진출은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낮다.

그러나 월드컵이 열리면 방글라데시도 축구 열풍에 휩싸인다.

AFP는 "방글라데시에서는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 집 외벽을 응원하는 국가의 색으로 칠하곤 한다. 대부분이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응원한다"며 "2018 러시아 월드컵 기간에는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네이마르(브라질)의 열성 팬들이 충돌해 두 사람이 중상을 입기도 했다"고 전했다.

방글라데시에서 한국을 응원하는 현지인은 거의 없다. 그러나 코시르가 '일당백' 역할을 하고 있다.

거액을 들여 태극기 띠를 만드는 열성을 보였지만, 코시르는 한국 대표팀의 승패에는 집착하지 않을 생각이다.

코시르는 "모든 경기에는 승패가 있다. 나는 그저 한국을 응원하는 사람 중 한 명"이라며 "한국이 패하더라도, 나는 한국을 응원할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54077 대만야구의 파란…일본 4-0으로 꺾고 프리미어12 우승 야구 01:23 7
54076 [프로축구 대전전적] 대전 2-1 제주 축구 01:22 6
54075 안준호 감독·이현중이 극찬한 '대학생' 문유현…"양동근 넘길" 농구&배구 01:22 6
54074 대한항공, 거침없는 4연승…현대 제치고 남자배구 단독 1위 농구&배구 01:22 6
54073 프로야구 LG, 마무리 훈련 종료 "기술에 초점" 야구 01:22 7
54072 여자농구 BNK, KB 잡고 선두 질주…김소니아·박혜진 더블더블 농구&배구 01:22 7
54071 [프로배구 중간순위] 24일 농구&배구 01:22 6
54070 미국, 프리미어12 동메달…베네수엘라에 6-1 완승 야구 01:22 5
54069 K리그1 전북, 광주와 1-1 비겨 10위…이랜드와 1부 잔류 놓고 PO(종합) 축구 01:22 6
54068 적수가 없는 흥국생명…현대건설 잡고 여자배구 개막 9연승(종합) 농구&배구 01:22 7
54067 프로야구 한화, 일본 마무리 캠프 마치고 귀국 야구 01:22 6
54066 K리그2 이랜드, 전남과 무승부로 첫 승강 PO행…'전북 나와!' 축구 01:21 6
54065 '전북과 승강 PO 격돌' 이랜드 김도균 감독 "이변 만들어보겠다" 축구 01:21 6
54064 남자농구 에이스 이현중, 슛보다 리바운드에 전념해야 하는 현실 농구&배구 01:21 5
54063 [프로축구2부 PO 전적] 서울E 2-2 전남 축구 01:21 6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