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탈락 위기 조국에 비수 겨누는 아르헨티나 출신 멕시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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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탈락 위기 조국에 비수 겨누는 아르헨티나 출신 멕시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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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티노 감독, 메시와 바르사·아르헨 대표팀서 함께 할 때는 우승 못 해

27일 아르헨티나와 맞대결 앞두고 "모든 걸 다해 이길 것"

월드컵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 사우디에 1-2 충격패
월드컵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 사우디에 1-2 충격패

(루사일 로이터=연합뉴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경기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이날 아르헨티나는 전반 10분 메시의 페널티킥 골로 앞서갔으나 사우디아라비아에 후반 연속골을 내주면서 1-2로 패했다. 메시가 월드컵 본선에서 골을 넣으면 팀이 승리한다는 공식도 이번 경기에서 깨졌다. 2022.11.23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카타르 월드컵이 마지막 대회라 직감한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는 아르헨티나 중부 산타페주 로사리오시 출신이다.

앙헬 디마리아(유벤투스) 등 인구 150만의 대도시인 이곳 출신 선수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는 몇 있다.

그런데 이 도시 출신 축구인이 또 한 명 카타르 월드컵에 나섰다.

멕시코 대표팀을 이끄는 헤라르도 마르티노 감독이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그는 27일 오전 4시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조국과 맞붙게 됐다.

게다가 동향 출신이자 수년간 지도했던 메시의 앞날을 가로막아야 하는 얄궂은 운명에 직면했다.

마르티노 감독은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했다.

마라도나 앞에서 주저앉은 메시
마라도나 앞에서 주저앉은 메시

(루사일=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지난 22일(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 경기.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후반 1-2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 뒤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있다. 메시 뒤로 마라도나의 사진이 걸려 있다. 2022.11.22 [email protected]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는 25일 도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멕시코가 이겨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모든 걸 다 할 것이다. 다른 답은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어 "나는 내가 어디서 태어났는지 안다. 아르헨티나의 어느 병원에서 언제 태어났는지도 말해줄 수 있다"면서도 멕시코의 승리는 양보할 수 없다고 했다.

선수 출신인 그는 1980, 1990년대 로사리오를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팀 뉴웰스 올드 보이스에서 뛰었다.

그가 한참 클럽의 레전드로 위상을 누리던 1995년 메시가 뉴웰스의 유소년 클럽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메시의 아버지인 호르헤가 마르티노 감독의 열성 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치는 듯했던 메시와 인연은 2013년 마르티노 감독이 스페인 축구 명문 바르셀로나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다시 이어졌다.

멕시코의 마르티노 감독
멕시코의 마르티노 감독

[AFP=연합뉴스]

부임 당시 회견에서 마르티노 감독은 "상황이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메시와 호르헤의 추천이 바르셀로나의 감독직을 맡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이후 메시는 이런 '연루설'을 부정했지만, 둘의 인연은 바르셀로나 밖에서도 이어졌다.

2014년 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모두 무관이 확정되자 분위기 쇄신을 원했던 바르셀로나는 마르티노 감독과 결별했지만, 그는 곧장 조국의 지휘봉을 잡으며 메시를 지도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도 둘의 여정은 썩 좋게 끝나지 않았다.

마르티노 감독 체제였던 3년간 아르헨티나는 국제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2015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에서 연이어 결승에서 고배를 마신 메시는 대회 100주년을 기념해 열린 2016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에서도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메시, 눈물 속에 아르헨 국가대표 은퇴 선언
메시, 눈물 속에 아르헨 국가대표 은퇴 선언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이때의 충격이 컸는지 메시는 칠레와 결승전 후 눈물을 흘리며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하기까지 했다.

이후 아르헨티나 축구계는 혼란에 휩싸였고, 마르티노 감독도 아르헨티나축구협회와 갈등을 빚다가 곧 사임했다.

함께한 4년간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마르티노 감독은 이제 메시의 '마지막 우승'을 가로막는 '악역'을 자처하게 됐다.

C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일격을 당한 아르헨티나는 멕시코에도 패하면 다른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다.

이번이 5번째 월드컵 출전인 35세 메시의 월드컵 우승의 꿈도 이루지 못하게 된다.

메시는 25일 인스타그램에 자국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의 사진을 올렸다.

리오넬 메시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마라도나의 사진
리오넬 메시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마라도나의 사진

[리오넬 메시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25일로 사망 2주기가 된 마라도나는 메시와 자주 비견되지만, 팬들은 월드컵 우승 여부를 둘의 가장 큰 차이로 꼽는다.

마라도나는 마침 멕시코에서 열린 1986년 월드컵에서 골든볼을 수상하면서 조국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같이 승리를 잔뜩 벼르는 메시를 향해 마르티노 감독은 존경심과 경계심을 동시에 드러냈다.

그는 "메시를 마주한 사람이면 누구든 같은 말을 한다. 그를 막을 수 있는지는 메시 자신의 컨디션에 달려있다"며 "그건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90분간 승부를 메시가 결정짓는 데는 5분이면 충분하다"며 "항상 메시가 최고 컨디션이라고 가정해서 준비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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