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트위터 시스템을 책임지는 엔지니어들의 사직이 잇따르면서 이 소셜미디어에서 먹통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18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는 이번 주 플랫폼 안전성 업무와 관련한 컴퓨터 프로그래머 20여 명을 해고했고, 머스크의 업무 지침에 반발한 엔지니어 수백 명도 회사를 그만뒀다.
머스크는 이달 초 전체 직원의 50%를 해고했고 최근에는 남은 직원들에게 "고강도 업무가 싫다면 퇴사하라"는 이메일을 발송한 뒤 전날 오후까지 퇴사 여부를 결정하라고 일방 통보했다.
이에 기술직 인력을 포함한 많은 직원은 온라인 게시판에 작별 메시지를 올리며 퇴사를 알렸다.
특히 20일 개막하는 월드컵을 앞두고 핵심 서비스 엔지니어의 3분의 2가 이탈하면서 트위터가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상당한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AP 통신은 진단했다.
트위터를 떠난 한 엔지니어는 월드컵 관련 정보가 트위터에 과부하를 초래할 수 있다며 먹통 사태 가능성을 경고했다.
사이버 보안 전문가 로버트 그레이엄은 "머스크가 트위터를 날려버릴 것 같다"며 "(트위터 시스템의) 불이 어느 순간 어떻게 꺼질지 알 수가 없다"고 우려했다.
회사에 남은 일부 엔지니어들은 머스크가 적절한 테스트 없이 기존 서비스를 바꿀 경우 시스템 차질이 빌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한 기술직 직원은 과거 자신의 팀에 엔지니어 15명 있었으나 현재 3∼4명 수준으로 줄었다며 "모든 것이 부서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하지만 머스크는 전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최고의 사람들이 회사에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직원들 퇴사에 개의치 않는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이날 트위터의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엔지니어 전체 회의를 소집했다.
머스크는 사내 이메일을 통해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비행기를 타고서라도 회의에 직접 참석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지난 6개월간의 소프트웨어 작업 성과를 요약해 보고하고, 두드러진 컴퓨팅 코딩 작업을 보여주는 스크린샷 10개를 찍어 자신에게 이메일로 발송하라고 엔지니어들을 더욱 압박했다.
한편 머스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활동 정지 징계를 당한 미국 코미디언 캐시 그리핀과 캐나다 심리학자 조던 피터슨, 보수 패러디 사이트 바빌론 비의 계정을 복구했다고 발표했다.
그리핀은 최근 머스크를 사칭한 메시지를 올렸다가 계정이 정지됐고, 피터슨은 트랜스젠더 배우 엘리엇 페이지에 대한 혐오 콘텐츠를 게재했다가 징계를 먹었다.
머스크는 이번 복원 결정에서 트위터에서 영구퇴출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의 복구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