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2002 한일월드컵 4강 멤버인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41)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가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나서는 후배 손흥민(30·토트넘)의 활약을 기대했다.
박지성은 16일 카타르 도하의 알 비다 파크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국제축구연맹(FIFA) 박물관 개관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마스크를 쓰지 않은, 100%의 손흥민이 아니라는 점은 개인적으로 너무나 아쉬운 부분이다. 그런데도 월드컵에 참가해 한국 대표팀을 위해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최근 안와 골절상으로 수술을 받은 뒤 회복 중인 손흥민은 이날 카타르 입국 후 대표팀 첫 훈련에서 검은색 얼굴 보호대를 차고 등장했다.
부상에도 월드컵 출전 의지를 불태워 온 그는 얼굴 윗부분을 가리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동료들과 함께 몸을 풀었다.
박지성은 "손흥민이 남은 기간 마스크를 차고 훈련을 진행할 텐데, 최대한 잘 적응해서 경기 때는 아무런 부상 없이 좋은 경기를 하면 좋겠다"며 "적응만 잘한다면 우리로서는 아주 훌륭한 무기이고, 대표팀의 가장 위력적인 선수다. 월드컵에서 좋은 경기 내용으로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하=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안면보호대를 착용한 '캡틴' 손흥민 등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6일 오전(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첫 '완전체' 훈련을 하고 있다. 2022.11.16 [email protected]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발목 부상 여파로 몸 상태가 온전하지 않았던 만큼, 박지성은 현재 손흥민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있다.
"선수가 갖는 심리적인 부담은 오히려 더 클 것"이라고 전한 그는 "어쨌든 프로 선수이기 때문에 다른 핑계를 댈 수 없다. 경기장에서 보이는 모습으로 평가를 받아야 하므로 정신적으로 더 힘들 거다. 주변 선수들과 많은 팬이 응원해준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이룬 박지성은 이 기록에 도전하는 후배들을 향해 '투지'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 4년간 대표팀이 같은 감독 밑에서 훈련을 해왔다. 월드컵을 통해 결실을 봐야 하는 만큼 선수들이 잘 준비했을 거로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건 후회 없는 경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16강에 올라갈 거란 예상보다 떨어진다는 예상이 더 많은 상황에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100%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며 "거기에 운이 따라준다면 우리가 원하는 16강의 목표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박지성은 이날 '축구 레전드' 4명 중 1명으로 개관식에 참석해 2002 한일월드컵 당시의 유치계획서(비딩북)를 박물관에 전달했다.
한일 월드컵 비딩북은 당초 FIFA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물건인데, 박지성이 이를 재차 소개한 것이다.
그와 함께 디에고 포를란(우루과이)은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 수상한 '골든볼'을, 잔루카 잠브로타(이탈리아)와 파스칼 추베르뷜러(스위스)는 각각 2006년 독일 대회에서 사용한 정강이 보호대와 골키퍼 장갑을 내놓았다.
이날 행사는 FIFA 팬 페스티벌 미디어데이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박물관은 5주간 이곳에서 운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