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MVP 김단비 "마지막 전성기…은퇴 전에 이날 와 기뻐"

스포츠뉴스

여자농구 MVP 김단비 "마지막 전성기…은퇴 전에 이날 와 기뻐"

베링 0 178 -0001.11.30 00:00

데뷔 16시즌 만에 정규리그 MVP…베스트5 등 5관왕 영예

"내려가는 속도, 최대한 늦추는 게 목표"

김단비, MVP랍니다.
김단비, MVP랍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6일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우리은행 김단비가 MVP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 하고 있다. 2023.3.6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은퇴하기 전에 이날이 와서 기쁘네요."

데뷔 16시즌 만에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김단비(33·우리은행)가 마침내 활짝 웃었다.

김단비는 6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의 영예를 안았다.

2007-2008시즌 프로 무대를 밟은 김단비가 리그 MVP에 선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데뷔 후 인천 신한은행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뛰었던 김단비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우리은행으로 팀을 옮겼다.

새 유니폼을 입은 그는 올 시즌 정규리그 30경기에서 평균 31분 55초를 뛰며 17.17득점, 8.77리바운드, 6.10어시스트, 1.30블록을 기록, 전방위적인 활약으로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이미 정규리그 1, 2, 4라운드 MVP를 휩쓸어 정규리그 MVP도 예약했다는 평가를 받은 김단비는 이날 이변 없이 이번 시즌 '가장 빛난 별'로 인정을 받았다.

MVP 외에도 블록상과 우수수비선수상, 맑은기술 윤덕주상(공헌도상), 베스트 5까지 이날 5관왕을 달성했다.

MVP 김단비
MVP 김단비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6일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우리은행 김단비가 MVP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3.3.6 [email protected]

시상식 뒤 기자회견에 나선 김단비는 "과거에 신한은행에서 팀이 우승(2011-2012시즌)하고 MVP 후보에 올랐을 때 '이번에 못 받으면 다음에 받으면 되겠지' 했던 게 오늘이 됐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MVP는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내려놓게 됐는데, 우리은행에 오고 이렇게 기회가 돼 내 이력에 MVP라는 글자가 들어가 정말 기쁘다"며 소감을 전했다.

수상을 "내심 기대했다"고 솔직하게 말한 그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주변에서도 MVP를 받을 거로 확신한다고 이야기해 기대를 많이 했다. 다만 설레발은 치지 않으려고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데뷔 후 첫 MVP에 오른 현재를 김단비는 '마지막 전성기'로 꼽았다.

그는 "언젠가는 나도 내려갈 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나이가 있는 상태로 MVP를 타는 게 좋은 건가 싶기도 하다. 손흥민(토트넘) 선수 아버지도 'MVP는 내려가라는 뜻이다'라고 말씀하지 않으셨나"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내가 우리은행에 온 건 내려가는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였다. 지금이 내 마지막이자 세 번째 전성기라고 생각하는데 최대한 늦게 내려가는 게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내가 열심히 이 자리를 지켜야 밑에 있는 선수들이 나를 이기기 위해 더 열심히 할 거다. 나도 신한은행에 있을 때 언니들을 한 명 한 명 이기면, 내가 저 자리에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다른 선수들도 열심히 해서 날 이기면 좋겠고, 나는 후배들에게 조금이라도 늦게 잡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VP 김단비
MVP 김단비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6일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우리은행 김단비가 MVP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3.3.6 [email protected]

시상식 도중 현 우리은행 감독이자 과거 신한은행에서 코치로 함께 한 위성우 감독에게 감사를 표한 김단비는 이 자리에서도 "항상 감사한 마음"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상대 팀 벤치에서 위성우 감독님을 만나면 '김단비 막아'라는 소리가 들렸다. 그 덕분에 내 멘털이 감자칩처럼 '바사삭' 흔들리기도 했다. 원망스러운 적도 있었다"면서 "그래도 감독님께서 코치로 계셨을 때 4∼5년 배운 것으로 내가 지금까지 하고 있다. 내가 슛도 못 쏘고, 몸도 말랐던 선수였는데 감독님이 그때 힘들게 훈련을 시키시며 기본기를 잡아 주셨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제 김단비와 우리은행은 정규리그에 이어 플레이오프(PO)와 챔피언결정전 제패도 노린다.

김단비는 "요즘엔 PO 경험이 많이 없어서 (박)혜진이와 (김)정은 언니한테 빌붙어 가야 한다"며 "MVP 욕심보단, 일단 이기는 게 먼저다. 내가 긴장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 동료들의 도움 많이 받아 긴장을 덜고 이기는 데만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email protected]

Comments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