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벨기에 축구 '황금 세대'들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정상 도전은 결국 이루지 못한 꿈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벨기에는 2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크로아티아와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1승 1무 1패로 조별리그를 끝낸 벨기에는 모로코(2승 1무), 크로아티아(1승 2무)에 이어 3위로 밀려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벨기에는 이번 대회 우승 후보 가운데 한 팀이었다. 현재 FIFA 랭킹도 브라질에 이은 2위다.
특히 벨기에 '황금 세대'들이 월드컵 우승에 도전할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서 선수들의 각오도 남다를 것으로 기대됐다.
벨기에 '황금 세대'는 2006년과 2010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며 차세대 선수들을 키워낸 결과로 형성된 선수들을 가리킨다.
로멜루 루카쿠, 크리스티앙 벤테케, 에덴 아자르, 마루앙 펠라이니, 케빈 더브라위너, 얀 페르통언, 토비 알데르베이럴트, 티보 쿠르투아 등 공격과 수비, 미드필더, 골키퍼까지 거의 모든 포지션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자라났다.
아자르와 더브라위너가 31세, 페르통언 35세, 알데르베이럴트 33세, 쿠르투아 30세, 루카쿠 29세 등으로 30세 안팎의 나이들이다.
이들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 8강까지 오르며 팬들에게 희망을 안겼고, 2015년에는 FIFA 랭킹 1위까지 찍으며 그 이후를 기대하게 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이들 '황금 세대'가 절정의 기량을 맞아 우승을 별렀고, 8강에서 브라질을 꺾으며 '황금 세대' 이름값을 했다.
그러나 4강에서 프랑스에 패해 3위로 대회를 마쳤다.
또 하나의 메이저 대회인 유럽선수권에서도 2016년과 2020년 대회를 모두 8강으로 마무리하는 등 2018년 월드컵 3위가 결국 내세울 만한 최고 성적이 됐다.
이번 대회에서도 선수들의 이름값이나, FIFA 랭킹 등으로 미뤄 우승 후보로 꼽혔으나 결국 모로코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0-2로 패한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다.
평균 연령 30세가 넘은 선발 라인업은 노련미를 발휘하기보다, 체력 등에서 어려움을 노출했고 더브라위너 자신도 대회 전 공식 인터뷰에서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기에 우리 팀은 너무 늙었다"고 말했다.
'황금 세대'에서는 젊은 편인 루카쿠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는데, 한 골이 필요했던 크로아티아와 3차전에 숱한 기회를 날리면서 탈락의 빌미가 됐다.
경기 종료 후 분을 이기지 못한 루카쿠는 벤치에 설치된 투명 플라스틱을 주먹으로 가격하기도 했다.
또 대회 중에 선수단 내 불화설까지 나도는 등 팀 분위기도 좋지 못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탈락 후 인터뷰에서 "월드컵에서 승리를 따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첫 경기부터 우리 전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2차전 패배는 당연한 결과였다"고 탈락을 받아들였다.
다만 3차전 크로아티아와 0-0 무승부에 대해서는 "오늘 우리는 여러 차례 기회를 만들었고, 후회는 없다"며 "탈락했지만 고개를 들고 떠날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황금 세대' 주축이 30대 초반인 만큼 이들이 4년 뒤에 한 번 더 월드컵에 도전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려면 최전성기에 열린 2018년 러시아 월드컵 3위 이상의 성적을 내기 위해 그만큼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