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사일=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16강 '단골'인 멕시코가 조별리그 탈락에 고개를 숙였다.
멕시코는 1일(한국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마지막 3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1로 꺾었지만, 16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조별리그 1승 1무 1패(승점 4·골 득실 -1)로 2위 폴란드(승점 4·골 득실 +0)와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는데, 골 득실 차에서 한 골 차로 밀려났다.
멕시코는 1994년 미국 대회부터 2018년 러시아 대회까지 빠짐없이 월드컵 16강에 오른 팀이다.
더 높이 올라가지는 못해도 조별리그는 7회 연속으로 통과해 '16강 진출 전문'으로 통했다.
러시아 대회 때는 조별리그 2연승을 거둔 뒤 마지막 3차전에서 스웨덴에 0-3으로 참패해 탈락 위기에 놓였으나, 같은 F조에 속했던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제압하는 '카잔의 기적'을 일으키면서 어부지리로 조 2위를 차지해 16강에 오른 바 있다.
하지만 카타르에선 4년 전과 같은 행운은 따르지 않았다.
부상 이후 기량을 회복하지 못한 라울 히메네스(울버햄프턴)를 비롯해 이르빙 로사노(나폴리), 알렉시스 베가(과달라하라), 헨리 마르틴(아메리카) 등 공격수들이 해결사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폴란드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0-0으로 비겨 불안한 출발을 한 멕시코는 2차전에서도 아르헨티나에 0-2로 영패를 당했다.
두 경기 연속 득점을 기록하지 못하면서 이날 3차전을 치르기 전엔 조 최하위(승점 1)로 내려앉았다.
여전히 16강 진출의 희망은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다득점 승리를 하고, 폴란드가 아르헨티나에 패해 골 득실 차에서 우위를 점하면 2위까지 도약이 가능했다.
전반 0-0으로 맞선 멕시코는 후반에만 두 골을 뽑아내며 계획을 실현하는 듯했다.
마르틴이 후반 2분 마침내 이번 대회 팀의 첫 골을 만들어냈고, 5분 만에 루이스 차베스(파추카)도 한 골을 더했다.
그러나 오프사이드에 두 차례 골이 무산되는 등 더는 골이 나오지 않았고,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 한 골을 내줘 탈락을 직감했다.
멕시코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고도 16강 무대를 밟지 못한 건 1978년 아르헨티나 대회 이후 44년 만이다.
헤라르도 마르티노 멕시코 대표팀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책임은 내게 있다. 이 커다란 실패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은 나"라고 말했다.
마르티노 감독은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나의 계약도 종료됐다"며 멕시코 대표팀과 결별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