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이미 에콰도르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에네르 발렌시아(33·페네르바체)가 자국의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출전 역사에 이름을 재차 깊이 각인했다.
발렌시아는 26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A조 네덜란드와의 2차전에서 0-1로 끌려다니던 후반 4분 균형을 맞추는 득점포를 가동, 에콰도르가 1-1 무승부로 마치는 데 앞장섰다.
이로써 발렌시아는 자신이 보유한 에콰도르 선수 역대 A매치 최다 골 기록을 38골로, 에콰도르 선수의 월드컵 본선 최다 득점 기록은 6골로 늘렸다.
특히 발렌시아의 월드컵 본선 6골은 에콰도르가 2014 브라질 대회와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동안 기록한 득점 전체이기도 하다.
에콰도르는 2014년 브라질 대회 때 스위스(1골), 온두라스(2골)와의 경기에서 총 3골, 그리고 이번 대회에선 카타르전(2골)과 이날 네덜란드전(1골)까지 마찬가지로 3골을 기록했는데, 모두 발렌시아가 주인공이었다.
월드컵 본선에서 자국의 6골을 연이어 넣은 선수는 앞서 에우제비우(포르투갈), 파올로 로시(이탈리아), 올레크 살렌코(러시아) 뿐이었다.
에콰도르는 2018년 러시아 대회 땐 예선을 통과하지 못해 발렌시아가 본선에서 골을 넣을 기회도 없었는데, 그럼에도 발렌시아는 브라질 대회부터만 따지면 월드컵 득점 공동 1위라고 축구 통계 전문 옵타는 전했다.
이번 대회 들어 그는 다양한 상황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3골을 넣었다.
카타르전에선 전반 16분 페널티킥으로 대회 전체 첫 골을 만들었고, 전반 31분에는 구석을 노린 헤더로 득점했다. 월드컵 개막전에서 첫 골을 페널티킥으로 넣는 최초의 기록도 추가했다.
이날은 네덜란드를 상대로는 동료 페르비스 에스투피냔의 슛이 상대 안드리스 노퍼르트 골키퍼에 막혀 나온 공을 놓치지 않고 오른발로 마무리해 골문을 열었다.
그의 동점 골에 힘입어 에콰도르는 FIFA 랭킹 8위 강호 네덜란드를 상대로 승점 1을 따내며 A조 선두 경쟁을 이어가 16강 진출 희망을 밝혔다.
발렌시아는 팀이 16강에 진출하지 못해도 세네갈과의 조별리그 3차전은 남겨두고 있어 이번 대회 중 추가 득점을 올릴 가능성도 충분한데, 그의 '건강'이 관건이다.
카타르와의 1차전에서 후반에 무릎 부상으로 교체돼 나갔던 그는 이날도 무릎 부상 탓에 후반 들것에 실려나간 뒤 벤치에서 아이싱을 한 채 남은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