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마라도나 사망 2주기…카타르로 모인 아르헨티나 전설들(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카타르 월드컵에서 역대급 이변에 휩쓸린 아르헨티나의 옛 영웅들과 팬들이 디에고 마라도나를 추모하기 위해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 모였다.
로이터, AFP통신에 따르면 마라도나 사망 2주기를 맞아 추모 행사가 25일(현지시간) 월드컵이 펼쳐지는 도하에서 열렸다.
'축구의 신'이라 불린 마라도나는 2020년 11월 25일 60세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뇌 경막 아래 피가 고이는 경막하혈종으로 수술을 받은 뒤 회복하던 중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근교 티그레의 자택에서 숨지자 세계 축구계가 애도에 잠겼다.
그로부터 2년이 흐른 이날 도하 시가지의 남미축구연맹 팬존 '꿈의 나무'(Tree of dreams) 주변에는 마라도나가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실물 크기의 동상이 마련됐고, 벽화도 등장했다.
1978년 자국에서 펼쳐진 월드컵에서 우승할 당시 수비수로 뛰었던 알베르토 타란티니는 AFP통신에 "모두가 그라운드 안에서 마라도나를 회상하지만 사실 그라운드 밖에서 더 훌륭했다"고 돌아봤다.
이 대회에서 우승, 득점왕, 최우수선수상을 독차지한 공격형 미드필더 마리오 켐페스는 "마라도나는 어떤 일을 할 것이라고 예측을 하면, 반대로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이었다. 천재적인 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세사르 루이스 메노티 감독에게 선택받지 못한 마라도나는 이들과 함께 1978년 월드컵에서는 우승하지 못했다.
대신 8년 후 멕시코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에서 우리나라를 3-1로 꺾는 등 맹활약하며 조국에 두 번째 우승을 안겼다.
이때 마라도나와 함께한 리카르도 주스티는 로이터통신에 최고 현역 선수로 꼽히는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를 언급하며 "둘은 다르지만, 천재이며 아르헨티나인이라는 점에선 같다"고 했다.
마라도나와 달리 메시는 아직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4년 후면 39세가 되는 메시는 이번 대회를 숙원을 이룰 마지막 기회로 삼으려 하지만 아르헨티나의 상황은 좋지 못하다.
지난 22일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역전패하며 월드컵 역사에 꼽히는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예기치 못한 패배로 26일 예정된 멕시코와 2차전 승리가 절실해졌다.
1986 대회 결승전에서 결승 골을 터뜨린 호르헤 부르차가는 "메시가 내일 모두가 바라는 대로 승리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날 추모 행사에는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도 참석했다.
그는 "단순한 추모를 넘어 마라도나를 기릴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 매 월드컵 마라도나를 기리는 날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탈리아인이고 세리에A 인터 밀란의 광팬"이라며 "마라도나는 여러 차례 인터 밀란과 이탈리아를 울렸다. 그래도 그를 사랑한다"고 돌아봤다.
(루사일=연합뉴스) 임헌정 기자 = 지난 22일(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 아르헨티나와 사우디아라비아 경기.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후반 1-2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 뒤 그라운드에 주저앉아 있다. 메시 뒤로 마라도나의 사진이 걸려 있다. 2022.11.22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