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B조 잉글랜드와 일전을 앞둔 이란 축구 대표팀의 주장 에산 하즈사피가 공개석상에서 "우리나라가 처한 여건이 바람직한 건 아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하즈사피는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월드컵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별리그 1차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무슨 말을 하기 전에 우리나라에서 가족을 잃은 분들께 위로를 전하려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표팀이 그분들을 지지하고, 함께 아파한다는 사실을 아셨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하즈사피는 당국의 대처나 시위의 정당성 등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그는 "우리나라가 처한 여건이 바람직한 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국민들은 행복하지 않다"고 꼬집었습니다.
최근 이란 대표팀은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뒤숭숭한 상황에 부닥쳤습니다.
'간판' 사르다르 아즈문이 소셜 미디어에 반정부 시위를 탄압하는 정부를 비판하면서 선발 논란에 휩싸인 끝에 간신히 최종 명단에 승선한 것인데요.
당국이 시위를 유혈 진압하면서 사상자 수백 명이 발생하자 아즈문은 "이란의 여성과 민중을 죽이는 것은 창피한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이란 유명 여배우 헹가메 가지아니(52)가 히잡 착용을 거부하는 영상을 SNS에 올리고 반정부 시위에 동참했다가 체포됐습니다.
가지아니는 지난 19일 테헤란 거리 한복판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은 채 카메라를 응시한 뒤, 뒤돌아 머리를 묶는 장면을 영상으로 찍어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렸습니다.
영상과 함께 그는 "마지막 게시물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지금부터 내게 무슨 일이 생기든 나는 숨을 거둘 때까지 이란 국민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이란 사법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가지아니를 비롯한 8명이 SNS에 '도발적인' 게시물을 올린 혐의로 체포됐습니다. 영상으로 보시죠.
<제작: 김건태·김가람>
<영상: 로이터·헹가메 가지아니·사르다르 아즈문 인스타그램·트위터·@Balaclava04·@beybun_rojhilat·@IranWar2022·@Maryam_Rajavi·@Mister_Me6 · @Mooniter·@OsamaFleyeh·@rezahakb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