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허경민(32·두산 베어스)에게 경기장 밖에서 본 한국시리즈(KS)는 무척 낯설었다.
그래도 허경민은 TV로 포스트시즌을 보며 '동업자'들의 모습에 감명받고, 다시 KS에서도 뛰고 싶다는 의욕도 키웠다.
두산의 팬 페스트 '2022 곰들의 모임'이 열린 20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만난 허경민은 "포스트시즌 경기를 무척 재밌게 봤다"며 "우승한 SSG 랜더스에 축하 인사를 전한다. 그리고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를 정말 감명 깊게 봤다"고 했다.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키움을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뚫고, KS까지 진출했다.
창단 첫 우승은 놓쳤지만, 키움은 2022년 KBO리그 가을 무대를 빛낸 주연이었다.
허경민은 '두산 왕조'의 주역이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시즌 연속 두산이 KS에 진출하는 동안 허경민은 두산의 핫코너(3루)를 지키고, 타선에서도 주축 역할을 했다.
2021년 두산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KS(준우승)를 장면에서도 허경민의 모습이 자주 보였다.
2014년 이후 8년 만에 TV로 가을 야구를 시청한 허경민은 추억을 떠올리고, 키움이 고비를 넘기는 모습을 기분 좋게 지켜봤다. 키움이 KS에서 아쉽게 패하는 장면에서는 감정이입을 하기도 했다.
KS를 '팬'으로 즐긴 허경민은 곧 마무리 캠프에 합류해 2023시즌을 대비했다.
풀 타임을 치른 베테랑 내야수 허경민은 마무리 캠프 '열외 대상'이었지만, 허경민은 마무리 캠프 말미에 '훈련 합류'를 자청했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감독은 허경민의 의욕에 반색했다.
허경민은 20일 열린 최강야구 몬스터즈와의 이벤트 경기에도 출전했다.
몬스터즈는 박용택, 이대호, 정근우 등 한국 야구를 대표한 은퇴 선수를 주축으로 꾸린 팀이다.
허경민은 "대 선배님들과 경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고, 많은 관중과 두산 팬들 앞에서 경기를 뛰는 게 팬 서비스가 될 것 같아서 출전하기로 했다"며 "오랜만에 많은 팬 앞에서 경기하니 아드레날린이 솟는 것 같다"고 웃었다.
물론 허경민이 가장 뛰고 싶은 경기는 KS다.
허경민은 "올 시즌에는 가을 야구를 치르지 못했지만, 내년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시즌 중에도 많은 팬이 경기장을 찾아주셨으면 좋겠다. 정말 열심히 다음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