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심장마비를 이겨내고 카타르에 입성한 덴마크 축구대표팀 크리스티안 에릭센(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사고 당시를 회상하며 "다시 뛰고 싶었다"고 밝혔다.
에릭센은 19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사일리아 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시 사건이 내 삶의 우선순위를 바꿔놨다"며 "그동안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많은 것을 옆에 치워 두고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을 다시 찾게 됐다. 좋은 남자친구,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이 내 인생에 가장 큰 목표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월드컵에 출전하는 것도 여전히 특별하다"며 "복귀 후 첫 인터뷰에서 말했던 것처럼, 난 다시 뛰고 싶었다. 대표팀에 합류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에릭센은 지난해 6월 13일 덴마크 코펜하겐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핀란드전 전반 42분에 갑자기 쓰러졌다.
그는 심정지 상태로 심폐소생술을 받았고,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당시 에릭센은 생사를 오간 끝에 기적적으로 회복했다.
에릭센은 퇴원 후 불굴의 의지로 다시 유니폼을 입었다.
이탈리아 인터 밀란 소속이었던 에릭센은 심장 제세동기를 단 채로는 세리에A에서 뛸 수 없어 선수 생활의 갈림길에 섰지만, 잉글랜드 브렌트퍼드를 거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며 새 활로를 찾았다.
최근엔 덴마크 월드컵 대표팀 명단에 승선해 카타르에 입성했다.
카타르 월드컵은 에릭센의 세 번째 월드컵 무대다. 그는 "카타르 월드컵은 내게 무척 특별한 무대"라며 "다시 뛰기 시작한 첫날, 카타르 월드컵 출전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첫 번째 목표를 이뤘다"며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로 보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에릭센은 "덴마크는 항상 강한 팀이었다"며 "다만 내가 돌아온 뒤 서로에 관한 믿음이 더 굳건해진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