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저비용 고효율의 '머니볼' 신화로 미국프로야구(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를 이끌어 온 빌리 빈 야구 운영 부문 부사장이 일선에서 물러나 구단주 자문역으로 새로 출발한다.
오클랜드 구단은 빈 부사장이 존 피셔 구단주 자문역으로 옮겨 비(非) 야구 분야로 업무를 넓힐 예정이라고 19일(한국시간) 발표했다.
빈의 보직 이동은 오클랜드의 한 시대가 저물었음을 뜻한다.
빈은 5년간의 짧은 빅리거 생활을 접고 1990년 오클랜드 스카우트로 변신했다. 이어 1997년부터 2015년까지 오클랜드 단장을 18년간 지내며 머니볼로 빅리그에 일대 센세이션을 몰고 왔다.
선수 영입에 많은 돈을 사용할 수 없는 스몰 마켓 구단 오클랜드의 사정을 고려해 출루율, 장타율 등 그간 관심 있게 보지 않던 야구 통계기록(세이버메트릭스)을 바탕으로 선수단을 새로 짜 오클랜드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빈의 실제 이야기를 기초로 한 마이클 루이스의 베스트셀러 '머니볼'과 동명의 영화는 공전의 히트를 쳤다.
빈의 구단 운영 기법은 야구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 종목의 여러 팀에 큰 영향을 끼쳤고, 세이버메트릭스는 이제 빅리그의 근간을 이루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단장에서 2015년 10월 구단 부사장으로 승진한 빈은 25년간 오클랜드 구단 운영의 최일선에서 일했다.
빈이 구단 운영 최고 책임자로 재임한 기간 오클랜드는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 7번, 4차례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등 11번이나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 공로로 야구 전문잡지 베이스볼아메리카가 뽑은 올해의 야구 행정가(2002년, 2013년), 스포팅 뉴스의 올해의 야구 행정가(1999년, 2012년, 2018년)의 영예를 안았다.
빈은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오클랜드에서 보낸 지난 33년의 세월이 무척 자랑스럽고, 새 보직으로 이동해 오클랜드와 관계를 계속 이어가길 고대한다"고 했다.
오클랜드 구단 운영의 최고 실무는 데이비드 포스트 단장이 맡는다.
포스트 단장은 부단장으로 빈을 12년간 보좌한 뒤 빈의 승진에 따라 2015년 오클랜드의 단장에 취임했다. 23년간 빈과 호흡을 맞춘 포스트 단장은 뛰어난 리더이자 멘토이며 친구라고 빈을 예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