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의 황희찬과 라울 히메네스, '황히메' 듀오가 프리미어리그(EPL) 대표 공격 콤비인 '손케인'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황희찬은 24일(한국시간) 영국 리즈의 엘런드 로드에서 끝난 리즈 유나이키드와의 2021-2022시즌 EPL 8라운드 원정 경기(1-1 무승부)에서 전반 10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넬송 세메두가 오른쪽에서 넘겨준 땅볼 크로스를 스트라이커 히메네스가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수비수 발을 맞았다.
볼은 어느새 문전까지 들어와 있던 황희찬의 발 앞에 떨어졌고, 황희찬은 침착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도움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히메네스의 위치선정 능력과 황희찬의 저돌적인 움직임이 절묘하게 득점으로 연결된 장면이었다.
관중석 앞에서 세리머니를 펼치던 황희찬은 뒤따라온 히메네스와 손바닥을 마주치며 득점의 기쁨을 나눴다. 히메네스는 오른 주먹을 불끈 쥐고 환호했다.
황희찬과 히메네스는 지금까지 2골을 합작했다.
뉴캐슬과의 7라운드에서 울버햄프턴을 2-1 승리로 이끈 황희찬의 멀티골이 모두 히메네스의 도움에 힘입어 터졌다. 황희찬의 저돌성만큼 히메네스의 패스 능력이 빛난 골 장면들이었다.
전반 20분 히메네스의 침투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수비수 2명 사이를 꿇고 빠르게 달려 나가 골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반대편 골대에 꽂아 선제골을 뽑았다.
후반 13분 황희찬의 결승골도 히메네스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히메네스가 수비수 2명의 견제를 뚫고 찔러준 패스를 황희찬이 골지역 왼쪽에서 왼발 땅볼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힘과 기술을 겸비한 스트라이커 히메네스와 저돌적인 움직임의 황희찬이 시즌 초 찰떡궁합을 보이며 울버햄프턴의 공격을 쌍끌이하는 모양새다.
장지현 축구 해설위원은 "히메네스는 페널티지역 안에서 득점을 결정짓는 게 주특기이지만, 허리까지 내려와 동료를 위한 패스 연계 플레이도 잘하는 공격수"라면서 "이 부분이 황희찬의 돌파, 전진 본능과 시즌 초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PL을 대표하는 공격 콤비는 단연 토트넘의 '손케인' 손흥민-해리 케인이다.
이들은 지난 8라운드 뉴캐슬전에서 케인이 돕고 손흥민이 넣어 올 시즌 리그 첫 '합작 골'을 터뜨렸다.
이제 한 골만 더 합작하면 프랭크 램퍼드-디디에 드로그바(첼시)가 보유한 EPL 통산 최다 골 합작 기록인 36골과 타이기록을 쓸 정도로 오랜 기간 상대 골대 앞에서 좋은 호흡을 보여왔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 경기내용을 놓고 보면 '황히메'가 '손케인'에 부족할 게 없어 보인다.
히메네스의 지원에 힘입어 올 시즌 4골을 넣은 황희찬은 정규리그 득점 순위에서 손흥민과 나란히 5위에 올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