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20 도쿄올림픽 4강 진출의 주역들이 2021-2022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첫 경기에선 다소 무거운 몸놀림을 보였다.
정규리그 첫 경기 변수와 팀 변화 과정이 맞물리면서 제 실력을 펼치지 못했다.
도쿄올림픽에서 부상 투혼을 펼쳤던 IBK기업은행 센터 김희진은 17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 팀 개막전에서 5득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공격 성공률은 36.36%에 불과했다.
11차례 공격 시도 중 4차례만 득점으로 연결했다.
사실 김희진은 힘든 환경 속에 올 시즌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무릎 수술을 받았는데, 휴식과 재활에 집중해야 할 비시즌 기간에 도쿄올림픽 출전을 강행했다.
김희진은 대표팀 사정으로 원래 포지션이었던 센터 대신 라이트 공격수로 뛰기도 했다.
올림픽을 마치고 팀에 합류한 김희진은 다시 센터 보직을 맡았다.
첫 경기에선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지만, 서남원 IBK기업은행 감독의 기대는 여전히 크다.
서 감독은 "김희진은 센터 역할 주문을 흔쾌히 받아들였다"라며 "센터로서 훈련을 착실히 했다"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주전 센터로 뛰었던 IBK기업은행의 대들보 김수지는 현대건설전에서 9득점, 공격 성공률 43.75%를 기록했다. 블로킹으로는 1점을 올렸다.
레프트 표승주도 7득점, 공격 성공률 38.88%에 그쳤다.
IBK기업은행은 주축 선수들의 부진 속에 현대건설에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다.
승리 팀 현대건설의 도쿄올림픽 전사들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건 마찬가지다.
현대건설은 외국인 선수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가 무려 43점을 올린 가운데, 도쿄를 밟았던 국내 선수들의 활약은 미진했다.
도쿄올림픽 주전 센터 양효진은 9득점을 기록했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경기 후 "외국인 선수에게 공격 루트가 집중되면 안 된다"며 "특히 센터 쪽에서 더 활발히 움직여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도쿄올림픽에서 라이트 공격수로 나섰던 정지윤은 아예 코트를 밟지 못했다.
정지윤은 지난 시즌까지 센터로 활약했고, 도쿄올림픽에선 라이트, 올 시즌 현대건설에선 레프트로 뛴다.
정지윤은 강력한 공격력이 일품이지만, 리시브 능력엔 물음표가 달려있다.
강성형 감독은 개막전이 리그 초반 팀 분위기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변수를 줄이기 위해 정지윤의 투입을 미뤘다.
올림픽 주전 리베로 오지영(GS칼텍스)도 16일 열린 흥국생명과 개막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그는 개막을 앞두고 훈련 중 둔부 근육 통증을 느껴 전력에서 제외됐다. 1~2주 정도 회복을 취해야 한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했던 대다수 선수는 컨디션이 썩 좋지 않다. 팀 훈련을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동메달 결정전까지 치르느라 예상보다 훨씬 긴 기간 동안 대표팀 생활을 했다.
올림픽을 마친 국가대표 선수들은 회복과정을 거친 뒤 예년보다 늦은 시기에 팀 훈련에 합류했다.
도쿄 전사들의 V리그 출격은 계속된다.
19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페퍼저축은행과 KGC인삼공사의 경기에선 세터 염혜선과 레프트 이소영, 센터 박은진(이상 KGC인삼공사)이 팬들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