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13일 오후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미디어데이에서 7개 구단 대표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대한항공 임동혁, 우리카드 나경복, OK금융그룹 조재성, KB손해보험 김정호, 삼성화재 황승빈, 한국전력 서재덕, 현대캐피탈 최민호. 2021.10.13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남자 프로배구 7개 구단 대표 선수들이 공통으로 꼽은 우승 후보는 우리카드였다.
남자부 7개 구단 감독과 대표 선수들은 13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사흘 앞으로 다가온 새 시즌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새 시즌에 대한 준비 상황과 각오에 대한 모범적인 발언이 끝난 뒤 이번 시즌 우승 후보를 묻자 결이 달라졌다.
각 팀을 대표해 참석한 선수들은 우승 후보를 묻는 말에 팽팽한 자존심 대결을 벌였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1∼3위 팀인 대한항공(임동혁)과 우리카드(나경복), KB손해보험(김정호)은 각각 자신의 팀들을 지목했다.
나머지 4개 팀은 우리카드에 몰표를 던졌다. 조재성(OK금융그룹), 최민호(현대캐피탈), 서재덕(한국전력), 황승빈(삼성화재)이 작대기로 우리카드를 가리켰다.
스스로 선택한 나경복까지 포함하면 7명 중 5명이 우리카드의 우승 가능성을 가장 높게 전망했다.
지난 8월 컵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나경복은 "감사하다"며 "다른 팀보다 주전 선수가 바뀌지 않아서 그렇게 봐준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카드의 외국인 선수 알렉스 페헤이라 역시 "다른 팀들이 뽑아준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아쉽게 졌는데, 상대가 잘해서도 있지만, 우리가 스스로 무너진 측면도 있다. 그래서 뽑아준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대한항공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주포 알렉스가 4차전에서 복통으로 경기에서 빠지며 창단 첫 우승 세리머니 기회를 놓쳤다.
대한항공에 막혀 아쉽게 2위에 그친 우리카드는 올 시즌만큼은 반드시 우승의 한을 풀겠다는 각오다.
대한항공의 주포 정지석이 구설에 휘말리며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데 반해 우리카드는 별다른 전력 누수가 없어 많은 전문가가 우리카드의 우승 가능성을 높게 전망한다.
외국인 선수 중에선 '쿠바 폭격기'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OK금융그룹·등록명 레오)와 '말리 특급' 노우모리 케이타(KB손해보험)가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7년 만에 V리그에 복귀한 레오와 지난 시즌 V리그 최고의 공격수였던 케이타는 올 시즌 신구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며 리그 판도를 뒤흔들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비시즌 연습경기에서 1승씩을 주고받은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과 후인정 KB손해보험 감독은 이날 서로를 경계할 팀으로 꼽기도 했다.
레오와 케이타도 서로를 향한 경계심과 존중을 동시에 나타냈다.
케이타는 "연습경기 말고는 제대로 붙어보지 못해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레오가 좋은 선수라는 건 안다. 이번 시즌 같이 즐기면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레오는 "지난 시즌 케이타의 경기력이 매우 좋았다. 어리기 때문에 잠재력도 많다"면서 "긴 시즌이 될 테니 부상을 조심했으면 좋겠다"고 V리그 선배다운 조언을 곁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