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농구 서울 삼성이 경기 종료 직전에 나온 코피 코번의 극적인 결승 골로 창원 LG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은 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LG를 80-79로 꺾었다.
시즌 2승(6패)째를 거둔 삼성은 원주 DB(1승 6패)를 최하위로 밀어내고 한 계단 올라섰다. 반면 핵심 선수 아셈 마레이가 빠진 LG는 3승 4패가 되면서 승률이 5할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 3일 현대모비스전에서 숀 롱과 경합 도중 팔꿈치를 다친 마레이가 이탈한 LG는 프로농구 최대 체격을 자랑하는 코번 수비가 승부의 관건이었다.
조상현 감독은 대릴 먼로뿐 아니라 여러 빅맨 수비수를 동시에 코번에게 붙여 위력을 반감하려 했다.
코번은 전반 13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으나 슛 성공률은 44%로 떨어졌다. 코번을 어느 정도 억제하면서 전반을 43-39로 앞선 LG는 3쿼터 점수도 24-17로 앞섰다.
슈터 전성현·유기상을 동시에 코트로 내보면서 삼성 수비에 혼란을 줬고, 여러 포지션을 수비할 수 있는 최진수·정인덕을 주로 기용해 수비력도 끌어올렸다.
3쿼터 실책 5개를 저지르며 추격 동력이 떨어졌던 삼성은 경기 종료 8분 전 코번의 골밑 득점으로 점수 차를 다시 한 자릿수로 좁혔다.
그러나 3점을 던지는 먼로를 막으려 코번이 외곽으로 나간 틈을 타 골밑을 공략한 최진수에게 실점했고, 최현민의 실책까지 연달아 나오면서 고전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삼성은 경기 막판 다시 코번을 앞세워 힘을 냈다. 코번이 반칙이 쌓이면서 적극적인 수비가 어려워진 먼로를 상대로 연거푸 득점하면서 종료 2분여 전 74-79로 따라갔다.
이어 이원석이 연속 골밑 득점을 성공한 종료 41초 전에는 78-79로 턱밑까지 쫓아갔다.
반격에 나선 LG의 유기상이 저스틴 구탕의 압박에 막혀 어렵게 던진 슛이 림도 맞지 않으면서 종료 17초 전 삼성에게 마지막 기회가 왔다.
처음에는 베테랑 먼로의 기지에 막히는 듯했다. 코번이 골밑으로 돌진하자 먼로는 예리하게 공만 쳐 내면서 일단 삼성의 공격을 무위로 돌렸다.
하지만 공격권을 유지한 삼성은 종료 1초 전 코번이 먼로 위로 올려놓은 슛이 백보드를 맞고 림을 가르면서 최종 승자가 됐다.
코번은 27점 14리바운드를 맹폭하며 삼성에 승리를 안겼다. LG는 유기상(15점), 전성현, 양준석(이상 14점) 등 외곽 자원들이 분전했다.
안양 정관장은 안방에서 수원 kt를 접전 끝에 74-73으로 꺾고 시즌 3승(5패)째를 챙겼다.
연패를 당한 kt(4승 4패)는 승률이 5할로 떨어졌다.
kt는 71-72로 끌려가던 경기 종료 1분여 전 박준영이 공중에서 배병준의 슛을 쳐낸 후 레이션 해먼즈의 쉬운 속공 득점으로 이어지는 패스까지 배달해 역전을 이끌었다.
하지만 두 팀의 희비가 종료 직전 엇갈렸다.
종료 22초 전 시작한 공격에서 kt의 에이스 허훈이 골밑 돌파에 실패하면서 공격권이 넘어갔다. 이어 정효근이 종료 1.6초 전 박준영을 상대로 반칙을 얻어내면서 정관장에게 절호의 기회가 왔다.
정효근이 침착하게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하면서 74-73 역전극을 완성했다.
슈터 배병준이 3점 3방 포함, 19점 6리바운드를 올려 정관장에 승리를 선물했다.
kt는 손목 부상으로 슛 감각이 떨어진 허훈이 11점이 그친 게 아쉬웠다. 허훈은 15개 슛을 쏴 11개를 놓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