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캠프] 투수 운용 귀재 이강철 감독도 고심하는 '최소 3타자 상대'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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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캠프] 투수 운용 귀재 이강철 감독도 고심하는 '최소 3타자 상대' 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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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구 나쁜 투수 박빙 상황에 투입 어려워…전매특허 '톱니바퀴 계투책' 비상

정우영 살피는 이강철 감독
정우영 살피는 이강철 감독

(투손[미국 애리조나주]=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3 대한민국 대표팀 이강철 감독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첫 공식 훈련에서 캐치볼 하는 정우영(LG 트윈스)의 모습을 살피고 있다. 2023.2.16 [email protected]

(투손[미국 애리조나주]=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대표팀의 사령탑 이강철(57) 감독은 16일(한국시간) 대표팀 결성 후 첫 훈련을 마친 자리에서 녹록지 않은 고민을 토로했다.

이 감독은 이날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대표팀 첫 합동 훈련을 끝낸 뒤 인터뷰에서 페이스를 일찍 끌어올린 선수들의 책임감 넘치는 행동을 높게 평가하면서 전날 대표팀 소집과 함께 규칙 변수를 고뇌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동점 상황에서 연장 10회초에 들어가는 승부치기 못지않게 이번 대회에서 중요한 변수로 떠오른 투수의 '최소 세 타자 상대' 규정 때문에 머리가 아프다고 했다.

소형준, WBC 훈련 첫날 불펜 피칭
소형준, WBC 훈련 첫날 불펜 피칭

(투손[미국 애리조나주]=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3 대한민국 대표팀 투수 소형준(kt wiz)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첫 공식 훈련에서 이강철 감독, 정현욱 투수 코치가 보는 가운데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2023.2.16 [email protected]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도하는 WBC 조직위원회는 지난 10일 이번 대회 규칙을 발표하고 현재 메이저리그 야구 규칙 5조 10항에 포함된 최소 세 타자 상대 규정을 WBC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MLB닷컴은 최소 세 타자 규칙을 '투수 교체 횟수를 줄이고 경기 진행 시간을 줄이고자 MLB 사무국이 2020년에 도입한 제도'라고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소개했다.

이 규정은 투수는 마운드에 오르면 최소 세 타자와 대결하거나 이닝을 끝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갑자기 다치거나 아픈 투수만 이 규정의 제외 대상이다.

가령 투아웃에서 등판한 투수 A는 한 타자를 잡아내 이닝을 마치고서 다음 이닝에서는 다른 투수로 교체될 수 있다.

그러나 투수 A가 다음 이닝에도 마운드에 오르면, 최소 세 타자 상대 규정에 따라 두 명의 타자와 더 대결한 뒤에야 강판할 수 있다.

김원중 살피는 이강철 감독
김원중 살피는 이강철 감독

(투손[미국 애리조나주]=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3 대한민국 대표팀 이강철 감독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첫 공식 훈련에서 캐치볼 하는 김원중(롯데 자이언츠)의 모습을 살피고 있다. 2023.2.16 [email protected]

쉽게 말하면 제구 능력이 좋지 않은 투수를 박빙의 상황, 그것도 경기 중후반에 투입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국제 대회에서 톱니바퀴가 제대로 맞물리듯 신들린 계투 작전으로 좋은 성적을 낸 한국 야구에는 악재가 될 수도 있는 규정이다. '돌려막기' 식 물량공세 또는 타자 유형에 따른 단순한 좌·우 투수 교체가 쉽지 않아져서다.

확실하게 이닝을 끝낼 수 있는 투수가 아니고서는 구원 투수는 무조건 세 타자와 맞붙어야 하기에 감독은 경기 상황, 투수의 컨디션, 아웃카운트 등을 동시에 종합적으로 고려해 계투 작전을 짜야 한다.

타격 훈련 지켜보는 이강철-김기태
타격 훈련 지켜보는 이강철-김기태

(투손[미국 애리조나주]=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3 대한민국 대표팀 공식 훈련 첫날인 15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 콤플렉스 훈련장에서 이강철 감독(왼쪽)과 김기태 타격코치가 선수들의 타격 훈련 모습을 살피고 있다. 2023.2.16 [email protected]

투수들의 한계 투구 수와 투구 수에 따른 투수 휴식 기간을 명확하게 규정한 WBC가 감독에게 일반 '산수 능력'에 전반적인 경기 통찰 능력마저 요구하는 고차원 방정식을 문제로 낸 셈이다.

아직 대표팀 투수들의 보직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이 감독이 투수진의 '맏형'이자 경험과 실적에서 가장 신뢰하는 김광현(SSG 랜더스)과 양현종(KIA 타이거즈)을 불펜으로 기용할 수 있다고 밑자락을 깐 것도 최소 세 타자 규정과 맥이 닿는다.

이 감독이 "국제대회나 프로야구 단기전에서는 가장 컨디션이 좋은 투수 몇 명이 계속 등판한다"고 새삼 강조한 것도 이 규정과 무관치 않다.

제 컨디션이 아닌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 볼넷을 남발하는 최악의 경우엔 계투책 자체가 완전히 무너질 수 있기에 이 감독은 WBC에서 믿을 수 있는 투수들을 중용하겠다고 사실상 선언했다.

눈 내린 애리조나에서
눈 내린 애리조나에서

(투손[미국 애리조나주]=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3 대한민국 대표팀 이강철 감독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린 첫 공식 훈련에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이 감독 뒤로 투손 인근 산에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내린 눈이 쌓여 있다. 2023.2.16 [email protected]

WBC 선발 투수의 한계 투구 수는 1라운드 65개, 8강전 80개, 4강전 이후 95개다.

구원 투수들은 50개 이상 던지면 나흘을, 투구 수 30개 이상이면 하루를 각각 반드시 쉬어야 한다. 이틀 연투한 투수도 하루를 쉬어야 또 던질 수 있다.

마운드 운용의 귀재로 꼽히는 이강철 감독이 WBC만의 투구 수 셈법과 세 타자 규정 '걸림돌'을 슬기롭게 돌파한다면 한국 야구의 또 다른 신화를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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