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에 17년 만의 리그 우승 트로피를 선사한 홍명보(54) 감독이 새로운 도전의 길을 가려 한다며 2023시즌을 준비하는 마음가짐을 전했다.
홍 감독은 16일 울산 롯데시티호텔에서 진행된 2023 K리그 동계 전지 훈련 미디어 캠프에서 "2023년은 우리 울산이 새로운 목표, 새로운 길을 걸어가는 아주 중요한 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시즌까지는 도전자 입장에서 시작했는데 올해는 챔피언의 자리에서 지켜야 하는 입장이라고 모두 생각하실 테지만 우리는 또 새로운 도전의 길을 가려고 한다"면서 "우리 선수들과 한 단계 발전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울산은 홍 감독 부임 2년째였던 지난해 K리그1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프로축구에서 늘 우승 후보로 꼽히지만, 울산이 리그 정상에 오른 것은 통산 세 번째이자 2005년 이후 무려 17년 만이었다.
홍 감독은 "우리가 그동안 준우승만 해와 어찌 보면 우승 후 다음 해에 어떤 걸 해야 할지 모르는, 새로운 길에 놓여 있다"면서 "선수들이 레벨업 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에 잘 준비하지 않으면 어려운 시즌이 될 것"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서울=연합뉴스)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이 울산 구단 클럽하우스 내 역대 감독들 이름을 새겨 놓은 곳에서 K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오른쪽에 진열된 트로피는 울산 구단이 창단 후 처음으로 공식 대회 정상에 오른 1986년 프로축구선수권대회 우승 트로피다. 2022.10.29 [울산 현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K리그에서 2년 연속 우승을 경험한 팀은 성남 일화, 수원 삼성, 전북 현대뿐이다.
홍 감독도 이를 안다. 그는 "우리도 확률적으로는 올해 우승을 못 할 가능성이 꽤 높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지난해 울산의 우승 원동력으로 특히 "베테랑 선수들의 헌신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고 돌아봤다.
그러고는 "지난해 좋았던 부분을 중요한 축으로 생각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올해는 안된다. 한 단계 도약하는 해가 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울산은 새 시즌을 앞두고 미드필더 다리얀 보야니치와 구스타브 루빅손(이상 스웨덴), 에사카 아타루(일본), 그리고 K리그1 득점왕 출신의 주민규 등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무엇보다 이적 과정에서 논란이 된 아마노 준(전북 현대) 등이 팀을 떠났지만 지난해 우승 주역 대부분이 팀에 남아있다는 것은 울산의 리그 2연패 도전에 큰 힘이 된다.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2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우승팀인 울산 현대 선수들과 홍명보 감독이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2022.10.23 [email protected]
홍 감독도 "많은 선수가 떠나고 새로 들어오면 조직적인 부분에서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는데 지난해의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며 갈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다"이라고 말했다.
새로 영입한 주민규에 대한 기대는 감추지 않았다.
주민규는 제주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2021년 22골을 터트려 리그 득점왕에 올랐고, 지난해에도 17골로 가장 많은 골을 넣었으나 같은 수의 득점을 기록한 조규성(전북 현대)보다 출전 경기 수가 많아 득점왕 2연패는 실패했다.
홍 감독은 "주민규의 실력은 누구도 의심할 수 없다. 우리 팀에는 굉장히 큰 힘이 될 것"이라면서 최전방 원톱을 비롯해 투톱 등 울산의 공격 옵션을 주민규가 더해줄 거로 내다봤다.
올 시즌 K리그 개막전은 오는 2월 25일 울산과 전북의 대결로 치러진다.
홍 감독은 "리그 흥행 면에서는 아주 좋은 카드라 생각한다"면서 "결과야 알 수 없지만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남은 기간 잘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