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가장 오랫동안 스폰서를 유지해왔던 일본 자동차 기업 혼다가 2024년부터 PGA투어 대회에서 손을 뗀다.
혼다는 내년 2월 혼다 클래식을 개최한 뒤 더는 PGA투어를 주최하지 않기로 했다고 골프위크가 18일(한국시간) 보도했다.
혼다는 1982년부터 혼다 클래식을 열어왔다.
혼다만큼 PGA투어 대회를 오랫동안 중단없이 후원한 기업은 없다.
혼다 클래식은 잭 니클라우스 부부가 세운 자선재단과 손잡고 5천만 달러가 넘는 자선기금을 모아 취약 계층 아동 의료 지원에 기부했다.
대회가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 등 지역 사회의 사랑을 듬뿍 받는 대회가 혼다 클래식이다.
최정상급 선수들도 가능하면 일정을 맞춰 출전하는 대회였다.
하지만 이렇게 긴 역사와 지역 사회의 애정을 자랑하는 혼다 클래식은 그러나 최근 PGA투어 일정과 정책 변화 때문에 위기에 몰렸다.
메이저대회보다 더 많은 상금을 내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3월로 옮겨오고, 타이거 우즈(미국)가 호스트로 나서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이 초특급 대회로 부상하면서 혼다 클래식의 위상을 쪼그라들었다.
작년 대회 때는 세계랭킹 50위 이내 선수 가운데 단 5명만 출전했다. 20위 이내 선수는 딱 2명이었다.
올해는 그나마 세계랭킹 50위 이내 선수 12명이 출전했지만, 내년부터는 정상급 선수 출전을 기대하기 더 어렵다는 전망이다.
LIV 골프에 맞선 PGA투어는 앞으로 17개 대회를 총상금 2천만 달러가 넘는 특급 대회로 치를 계획이다.
이 17개 특급 대회는 정상급 선수라면 필수적으로 출전해야 한다.
이런 특급 대회에 끼지 못하면 정상급 선수의 외면을 받을 공산이 크다. 혼다 클래식은 17개 특급 대회에 끼지 못했다.
더구나 혼다 클래식 바로 직전에 특급 대회로 지정된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이 열린다. 혼다 클래식에 이어 특급 대회인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이어진다.
정상급 선수들이 쉬어가는 대회가 될 가능성이 아주 크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PGA투어 선수는 "이렇게 충실한 스폰서를 잃은 건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오랜 기여에도 예우해주지 않으니 남아서 후원해주지 않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혼다 클래식 우승자 명단에는 2009년 양용은(50), 2020년 임성재(24) 등 2명의 한국 선수도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