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뉴질랜드와 2차 평가전에서 골 맛을 보며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을 무승부로 이끈 미드필더 박예은(26·브라이턴)은 "(장)슬기 언니가 다 했다"며 공을 돌렸다.
박예은은 15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오렌지시어리 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2차 평가전에 선발 출전해 한국이 0-1로 뒤지던 후반 12분 동점골을 넣었다.
멀리서 장슬기(현대제철)가 낮고 강한 중거리 슈팅을 날렸는데 박예은이 오른발로 방향을 바꿔 뉴질랜드 골망을 출렁였다.
경기 뒤 박예은은 "슬기 언니 슈팅이 나한테 올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면서 "나는 발만 갖다 댔을 뿐이고, 슬기 언니가 다 했다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이어 "우리가 모두 간절하게 준비했기 때문에 득점한 거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예은의 골 덕에 한국은 이번 뉴질랜드와 원정 평가전 2연전을 패배 없이 1승 1무로 마무리했다.
그간 대표팀의 중심으로 활약하던 지소연(수원FC), 조소현(토트넘) 없이 거둔 성과여서 더 값지다.
박예은은 "중요한 언니들이 없는 상황 속에서도 우리끼리 다 같이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 있었다"면서 "2차전까지 이기지는 못했지만 평가전에서 승점을 4점이나 따냈다"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지난 4월 베트남전 뒤 7개월 만에 A매치 그라운드에 복귀한 박예은 개인에게도 의미가 작지 않은 득점이다.
박예은은 "대표팀에 오랜만에 돌아오게 돼 마음을 다잡고 왔다"면서 "경기장 안에서 (감독님께) 충분히 내 모습을 보여드린 것 같다. 그동안 대표팀에 오고 싶었던 마음을 경기장에서 펼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편, 콜린 벨 감독은 "경기력은 좋았지만, 골 결정력 부족으로 승리하지 못했다"면서 "결정지어야 할 순간 결정지어야 한다. 이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고 총평했다.
대표팀은 12월 공식 경기 없이 소집훈련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 2월 잉글랜드에서 진행되는 4개국 친선대회(아널드 클라크컵)를 앞두고 다시 소집된다.
4개국 친선대회에서는 2022 여자 유럽축구선수권대회(여자 유로 2022) 우승팀인 잉글랜드를 비롯해 이탈리아, 벨기에 등 유럽 강팀과 경쟁한다.
벨 감독은 "지금까지 좋은 축구로 팬들의 응원을 얻어냈다"면서 "클라크컵까지 연속성을 가지고 우리 경기 스타일을 이어가겠다. 세계 최강 잉글랜드와 경기를 앞두고 준비를 잘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