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빅리거 최지만(31)이 4년 만에 탬파베이 레이스를 떠나 피츠버그 파이리츠에 새 둥지를 튼다.
피츠버그 구단은 11일(한국시간) 탬파베이로부터 내야수 최지만을 받는 대가로 오른손 투수 잭 허트먼(24)을 내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2016년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던 최지만은 뉴욕 양키스(2017년), 밀워키 브루어스(2018년)를 거쳐 2018년 6월 탬파베이 유니폼을 입었다.
최지만은 탬파베이에서 기량을 꽃피웠다.
2019년 타율 0.261(410타수 107안타), 19홈런, 64타점으로 한 시즌 최고 성적을 냈고, 2020년에는 한국인 야수로는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맞붙었다.
지난해 부상 여파로 83경기 출전에 그쳤던 최지만은 올해 타율 0.233(356타수 83안타), 11홈런, 52타점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최지만은 준수한 출루율(빅리그 통산 0.345)과 한 시즌 두 자릿수의 홈런을 때릴 수 있는 장타력, 수준급 1루 수비를 앞세워 탬파베이에서 주전급 선수로 활약했다.
하지만 철저하게 플래툰 시스템(투수 유형에 따라 야수를 번갈아 가며 기용)의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상대 팀이 왼손 선발 투수를 내면 대부분 벤치를 지켰다.
최지만의 이적은 이번 시즌이 끝난 뒤 현지에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탬파베이 구단의 운영 방침에 맞지 않은 선수였기 때문이다.
2년 연속 연봉조정위원회를 거쳐 2021년 245만 달러(약 33억원), 2022년 320만 달러(약 43억원)를 받은 최지만의 현지 매체가 예상한 내년 시즌 예상 연봉은 450만 달러(약 60억4천만원)였다.
'플래툰 1루수'에 많은 돈을 투자할 생각이 없던 탬파베이는 결국 빅리그에서 던진 경험이 없는 유망주 투수를 받고 최지만을 내보내기로 했다.
최지만은 트레이드가 발표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탬파베이에서 은퇴하고 싶었지만, 야구는 비즈니스의 일부라 나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탬파베이 팬들의 응원을 영원히 잊지 못할 거다. 팬의 사랑이 없다면, 야구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작별 인사를 남겼다.
최지만의 5번째 팀이 된 피츠버그는 한국 메이저리그 팬들에게 익숙한 구단이다.
내야수 강정호(35)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몸담았던 팀이고, 현재는 내야수 박효준(26)과 배지환(23)이 뛰고 있다.
이들 두 명이 그대로 팀에 남는다면, 최지만은 빅리그에 데뷔한 이후 처음으로 한국인 선수와 같은 팀에 속해 시즌을 치른다.
피츠버그는 올해 10명의 선수가 번갈아 가며 1루수로 출전할 정도로 확실한 주전 선수가 없었다.
'고액 연봉 선수'인 최지만은 주전 1루수로 2023시즌을 출발할 전망이다.
최지만은 12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피츠버그에서 뛰게 된 소감을 밝힐 예정이다.
이후 오른쪽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새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