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과 계약 마지막 해를 앞두고 팀의 방향을 조금씩 틀고 있다.
'리빌딩' 기조에서 '성적 지향' 기조로 팀을 개편하는 분위기다.
한화는 최근 리빌딩을 주도했던 주축 인물들과 작별하기 시작했다.
구단은 올해 중순 팀장급 인사 조처를 내린 뒤 정규리그 종료 후엔 정민철 전 단장과 결별했다.
대신 손혁 신임 단장과 손차훈 전력 강화 코디네이터를 선임하며 새로운 방향을 설정했다.
이제는 코치진을 매만지고 있다.
'리빌딩 전문가'로 평가했던 수베로 감독 사단의 규모를 줄이고 다른 구단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지도자들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김성갑 잔류군 총괄, 박승민 불펜 코치, 김정민 배터리 코치를 영입한 한화는 9일 이대전 전 SSG 랜더스 불펜 코치를 새 수석 코치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이대진 코치는 2013년 한화 1군 투수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KIA 타이거즈와 SSG를 거쳐 올해 한화로 복귀했다.
이 코치의 지도력은 정평이 나 있으며, 영어 구사 능력이 좋아서 카를로스 한화 감독과 의사소통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이대진 코치의 수석 코치 부임은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한화가 국내 코치를 수석으로 선임한 건 수베로 감독 체제에서 처음이다.
수베로 감독은 부임 첫해 대럴 케네디 수석 코치와 함께했고, 올 시즌엔 웨스 클레멘츠 코치가 수석으로 곁을 지켰다.
그러나 수베로 감독은 측근 인사 대신 구단이 임명한 이대진 수석과 마지막 시즌을 보내야 한다.
국내 코치가 수석 자리를 꿰차면서 한화의 외국인 코치진은 수베로 감독을 포함해 총 3명으로 줄었다.
당초 한화는 선진화된 시스템으로 육성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며 수베로 감독과 외국인 코치진을 대거 영입했지만, 기대 수준만큼 젊은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진 못했다.
여전히 한화는 10개 구단 중 최약체로 꼽히고 있으며 선수층은 얇다.
이에 한화는 수베로 감독의 임기를 보장하면서도 코치진 변화를 통해 새로운 판을 구상하고 있다.
한화는 올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최근 수년 동안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겠다며 외부 FA 영입에 소극적이었던 한화는 만발의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최근 모그룹으로부터 FA 영입을 위한 지원금을 보장받기도 했다.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외야수 영입을 비롯해 준척급 투수들을 잡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