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이영표(45)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 대표이사의 재계약 불발 사태와 관련해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해석했다는 지적이 강원도의회에서 나왔다.
국민의힘 김시성(속초2) 도의원은 8일 강원도 보건체육국에 대한 행정사무 감사에서 "스포츠는 정치적으로 풀 사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 도의원은 "강원도 축구인들을 하나로 묶고 도민들과 소통을 잘해서 자존심을 높였는데 김진태 강원지사와 사이가 안 좋아서 바꾸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전용구장 건립 문제와 관련해 의견이 맞지 않는다고 교체하는 것 아니냐"고 거듭 지적하며 "도민들이 다 좋아하는 대표이사를 왜 바꾸느냐"고 반문했다.
김 도의원은 "2020∼2022년 3년간 입장료 수익이 3배 정도 늘었고, 광고 수익도 엄청나게 늘었다"며 "더 높은 성적을 위해서 사람을 바꾸는 건 성적이 나쁠 때 하는 얘기"라고 꼬집었다.
이어 "인사는 도지사의 고유 권한이지만 만약에 잘못되면 책임져야 한다"며 "성적이 올해보다 떨어지면 누가 책임지고, 도민들의 실망감은 누가 책임질 것이냐"고 따졌다.
김 도의원은 "다시 한번 재고해주기를 강력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최근 강원도는 이영표 대표이사에게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멤버인 이 대표이사는 행정가로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
강원이 강등 위기에 몰린 2021시즌 '삼고초려' 끝에 최용수 감독을 영입했고, 최 감독은 승강 플레이오프(PO) 승리로 팀의 1부리그 잔류를 이끌었다.
이 대표이사와 최 감독이 합을 맞춘 강원은 2022시즌 K리그1에서 구단 역대 최고 성적 타이인 6위에 올랐다.
이 외에도 스폰서 유치와 각종 상품화 사업, 사회 공헌 등에서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진태 지사가 당선되면서 이 대표이사의 재계약이 불발된 데는 '정치적 이유'가 있다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
강원FC 이사인 홍석표 강원대학교 교수는 지난 2일 이사회 소집을 구단에 요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진태 지사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표의 재계약과 관련한 물음에 "물러나는 분에 대해 그런 말을 하는 것은 결례다. 계약 만료로 아쉬워하는 팬들이 많은 걸 잘 안다"고 말했다.
한편 강원도는 애초 이날 신임 강원FC 대표이사 발표하기로 했으나 관련 실무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해 연기하고 이른 시일 내에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