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서면 가슴이 오그라져 역전패를 당하기 일쑤였던 러셀 헨리(미국)가 5년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우승 트로피를 보탰다.
헨리는 7일(한국시간) 멕시코 리비에라 마야의 엘 카멜레온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PGA 투어 월드와이드 테크놀로지(WWT) 챔피언십(총상금 82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1언더파 70타를 쳐 4라운드 합계 23언더파 261타로 우승했다.
2017년 셸 휴스턴 오픈에서 통산 세 번째 우승을 거뒀던 헨리는 5년 7개월 만에 네 번째 정상에 올랐다.
공동 2위 그룹에 6타나 앞선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선 헨리는 지난 3라운드까지 하나도 적어내지 않았던 보기를 2개나 했지만, 버디 3개를 잡아내며 여유 있게 선두를 끝까지 지켰다.
헨리는 그동안 '새가슴' 탓에 번번이 우승 기회를 날렸다.
2020년 더CJ컵과 작년 윈덤 챔피언십, 그리고 지난 1월 소니오픈에서 그는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나섰지만 우승으로 마무리 짓지 못했다.
헨리는 "선두로 최종일을 맞으면 잠을 못 이룬다. 도무지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타이거 우즈가 어떻게 80번 넘게 이런 상황을 이겨냈는지 놀랍다"고 털어놨다.
그는 "내 과거와 실수에서 배우려 했다. (역전패의 기억은) 늘 아팠다. 이번 최종 라운드는 4타차로 이겨 더없이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
우승 상금 147만 달러를 받은 헨리는 무엇보다 작년에 세계랭킹 50위 밖으로 밀리면서 나가지 못했던 마스터스 출전권 확보를 반겼다.
5언더파 66타를 친 브라이언 하먼(미국)이 4타 뒤진 2위(19언더파 265타)에 올랐고,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얼마 전에 내준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9언더파 62타를 몰아쳐 3위(18언더파 266타)로 순위를 끌어올리는 저력을 보였다.
7일 전 버터필드 버뮤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셰이머스 파워(아일랜드)도 3타를 줄인 끝에 공동 3위에 합류했다.
대회 3연패에 도전했던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은 공동 10위(16언더파 268타)에 만족했다.
이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 3명 가운데 혼자 컷을 통과한 이경훈(31)은 이날 4언더파 67타를 때려 공동 42위(10언더파 274타)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