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연합뉴스) 권훈 기자 = 강훈련으로 얻은 '횡문근 융해증'이라는 희귀한 병과 싸워 이긴 박은신(32)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승 고지에 올랐다.
박은신은 6일 경북 구미시 골프존카운티 선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골프존·도레이 오픈(총상금 7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4라운드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우승했다.
16언더파 272타로 대회를 마친 김동민(24)을 1타차로 제친 박은신은 지난 5월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데뷔 13년 만에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린 지 169일 만에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스트로크 플레이 대회 우승은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우승 상금 1억4천만 원을 받은 박은신은 상금랭킹 6위(4억4천175만 원)로 올라섰다.
2010년에 데뷔한 박은신이 상금랭킹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린 건 올해가 처음이다.
박은신은 "미국에서 퀄리파잉스쿨에 낙방해 우울했는데 2승을 생각보다 빨리 이뤄 기쁘다. 이제는 3승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은신은 지난 3월 다리 관절에 붙어있는 횡문근이 파열되면서 신장에 영향을 미치는 '횡문근 융해증'에 걸려 골프를 그만둬야 할지도 모르는 위기를 받았던 전력이 있다.
희소병의 원인이 무리한 운동이라는 진단에 그는 운동량을 줄이고도 생애 첫 우승에 이어 두 번째 우승까지 따내며 2022년을 최고의 시즌으로 만들었다.
박은신은 "운동을 정말 심하게 했다. 운동량을 줄이면서 증세는 사라졌지만 그때 빠진 몸무게 6㎏은 아직 회복하지 못해 스윙도 실수가 잦아졌다"고 말했다.
대신 그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면서 "오늘도 버디가 나오지 않은 초반에 잘 인내했고 한번 우승 경험이 있어서인지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첫날 공동 2위, 2라운드 공동선두에 이어 3라운드 1타차 선두로 나서는 등 앞선 3일 내내 고공행진을 벌였던 박은신은 최종 라운드에서 5번 홀까지 버디가 나오지 않아 황중곤(30)에 공동선두를 허용했다.
인내하던 박은신은 6번 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프린지까지 보낸 뒤 퍼터로 이글을 잡아내며 단숨에 2타차 선두로 뛰어올랐다.
8번 홀(파3) 3퍼트 보기로 1타를 잃었지만, 9번 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핀 1m 앞에 떨궈 만회한 뒤 10번(파5), 11번 홀(파4) 연속 버디로 선두를 질주했다.
그러나 박은신은 김동민(24)의 끈질긴 추격에 진땀을 빼야 했다.
11번홀과 12번 홀(파4) 버디로 2타차로 좁힌 김동민은 14번 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아 1타차로 추격했다.
김동민은 18번 홀(파5)에서 과감하게 그린을 공략해 먼저 버디를 잡아내 공동선두로 경기를 끝냈다.
하지만 박은신은 김동민보다 더 짧은 1m 버디 퍼트를 집어넣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은신은 "김동민이 버디를 먼저 하기를 바랐다. 나는 내 할 일만 하자고 마음 먹었다"고 그 순간을 돌아봤다.
제네시스 포인트 순위가 88위까지 떨어져 80위 이내까지 주는 내년 시드가 불안했던 김동민은 버디 7개를 잡아내며 6타를 줄인 끝에 2위를 차지해 시드 확보에 성공했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던 김영수(33)는 버디를 무려 9개나 작성하며 9언더파 63타를 때렸다.
9언더파 63타는 2019년 이형준(30)이 DGB DGB 볼빅 대구경북오픈 1라운드 때 적어낸 8언더파 64타를 넘어선 새로운 코스레코드다.
김영수는 최진호(38), 한승수(미국), 황도연(29)과 함께 공동 3위(14언더파 274타)에 올랐다.
공동 19위(9언더파 279타)로 대회를 마친 서요섭(26)은 김영수를 가까스로 따돌리고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1위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