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 1경기에서 느끼는 부담이 대학리그 3경기는 되는 것 같아요."
시즌 초반 순항하는 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은희석 감독은 전주 KCC와 홈 경기만 치르면 프로팀 감독으로 처음 정규리그 1라운드를 마치게 된다.
6일 오후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예정된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KCC와 경기를 앞두고 은 감독은 취재진과 만나 "프로팀 감독 생활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은 감독은 "한 경기를 앞두고 필요한 준비 과정, 집중력, 부담 등이 대학 경기 세 경기를 치를 때 필요한 수준"이라며 "일단 프로팀을 맡고 나서 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고 웃었다.
연세대를 이끌다 올해 4월 삼성의 새 사령탑이 된 은 감독은 성적, 분위기를 모두 반전시켜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은 감독이 비시즌 내내 타 구단보다 고강도 훈련을 진행하며 조직력을 다듬는 데 집중하자 삼성 선수단을 향해 '드디어 임자를 만났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1라운드 8경기에서 4승 4패를 거둔 삼성은 10개 팀 중 최소 실점 3위에 오르며 비시즌 땀방울의 결실을 보고 있다.
삼성 합류 전 은 감독이 지휘하던 연세대는 허훈(상무), 최준용(SK) 등 프로에서도 정상급으로 성장한 선수들이 즐비한 팀으로, 대학 농구 최강으로 군림했다.
최강팀을 지휘하다 지난해 프로농구 '꼴찌팀' 삼성을 맡게 된 은 감독은 "한 경기씩 할 때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다른 방법을 지시할걸'하는 생각이 자주 맴돈다"고 말했다.
현재 4승 4패의 5할 승률은 시즌 전 '최약체'로 분류되던 삼성을 떠올리면 선전한 것이다.
그렇지만 은 감독은 "지금 목표는 승률이나 승수가 아니다. 계속 말씀드리지만 내 목표는 팀의 개혁"이라며 "팀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승수가 쌓이면 그저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주전 가드 김시래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않는다.
은 감독은 이런 악재 속에서 팀이 성장한다고 말했다.
은 감독은 "대학 때 소위 잘한다고 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그런데 정말 그 선수들의 능력이 출중했다면 경기에서 다 이겼어야 했다"며 "결국 그렇게 잘한다는 선수들도 '하나의 팀'이 되지 못하니까 이기기 어려웠다"고 짚었다.
이어 "김시래가 뛰지 못하는 지금처럼, 주축 선수가 불의의 부상으로 빠질 때 대학 선수들도 '한 팀'이 되더라. 그걸 경험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KCC의 전창진 감독은 "김시래의 결장은 우리 팀에게는 호재"라고 반겼다.
전 감독은 "삼성이 수비에 중점을 두는 팀이고, 체력이 좋은 팀이니 트랜지션 등을 잘 버텨야 한다"고 짚었다.
직전 경기 21리바운드를 잡아낸 삼성의 이원석에 대한 경계심도 보였다.
전 감독은 "이원석이 도움 수비를 깊게 들어오는 편이다. 이승현이 중거리슛을 던지게 해서 그 부분을 봉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