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영건' 김민규(21)는 지난 8월 교통사고로 오른쪽 손목을 다쳤다.
그때까지 김민규는 11개 대회에서 우승 한번, 준우승 한번, 3위 한번을 포함해 6번이나 톱10에 입상하며 상금과 대상 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김민규는 두 달 하고도 열흘 넘게 쉬면서 7개 대회를 집에서 TV로 지켜봤다.
최고 상금이 걸린 제네시스 챔피언십에는 출전을 강행했다가 1라운드 도중 손목이 아파지자 기권했다.
3일부터 나흘 동안 경북 구미시 골프존카운티 선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리는 코리안투어 골프존·도레이 오픈(총상금 7억원)은 김민규가 사고를 당한 뒤 처음 나온 대회다.
4일 치른 2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3개에 보기 1개를 곁들여 4언더파 68타를 쳐 중간합계 7언더파 137타로 반환점을 돈 김민규는 "몸 상태는 괜찮다. 과하게 쓰면 손목에 살짝 통증이 오려고 하긴 하는데 조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두 달 동안 공백이 너무 아쉽다. 그때도 아쉬웠지만, 지나고 나서 생각해도 아쉽다"는 김민규는 "쉬는 동안 상금랭킹과 대상 포인트 경쟁에서 속속 따라잡히는 걸 볼 때마다 마음이 답답했다"고 말했다.
김민규가 이렇게 아쉬움을 곱씹게 된 것은 개인 타이틀 경쟁뿐 아니라 미국프로골프(KPGA)투어 진출 계획이 모조리 어긋나버렸기 때문이다.
응시할 계획이었던 PGA 콘페리투어 퀄리파잉스쿨도 나설 수 없었고, PGA투어 더CJ컵 출전 기회도 날렸다.
김민규는 이 때문에 해외 진출 계획을 살짝 수정했다.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대상을 받으면 주어지는 내년 시즌 DP월드투어(옛 유러피언프로골프투어) 출전권을 새로운 목표로 설정했다.
DP 월드투어는 김민규에게 고향 같은 무대다.
그는 코리안투어에 앞서 DP 월드투어의 2부 투어인 챌린지투어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했고 챌린지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도 세웠다.
DP 월드투어는 김민규가 궁극적으로 목표로 삼은 PGA투어와 강력한 제휴 관계라 DP월드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은 PGA투어 진출이 비교적 용이하다.
김민규는 부상으로 쉬는 동안 대상 포인트 랭킹이 6위까지 밀렸지만, 포인트 차이가 크지 않아 이번 대회를 포함해 남은 2개 대회에서 얼마든지 1위를 되찾을 수 있다.
김민규는 "사실은 대상을 받으면 DP 월드투어 출전권을 받는 줄 몰랐다가 최근에 알았다"며 "어제와 오늘 경기를 해보니 스윙은 사고 전 70% 정도 회복했다. 남은 이틀 동안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