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맞벌이하다가 혼자 벌어야 하니까 열심히 해야죠."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통산 2승을 올린 함정우(28)는 프로 골프 선수 부부다.
지난 3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뛰는 강예린(28)과 결혼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강예린은 KLPGA 투어 대회에 나서지 않는다.
첫 아이를 가졌기 때문이다. 내년 3월께 출산할 예정이다.
함정우는 3일 경북 구미시 골프존카운티 선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코리안투어 골프존·도레이 오픈(총상금 7억원) 1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쳐 선두 김승혁(36)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에 올랐다.
올해 준우승을 두 번이나 했지만,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던 함정우로서는 시즌 첫 우승의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함정우는 "9월 마지막 주에 아내가 임신했다고 알려줬다"면서 "이제는 맞벌이를 못 하고 혼자 벌어야 하니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며 빙그레 웃었다.
이날 경기는 함정우에게 26일 만의 실전이다. 지난달 6일 끝난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그는 그동안 대회가 열리지 않아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며 이 대회를 기다렸다.
준우승하고 나서 곧바로 가을 방학에 들어간 게 아쉽기는 했지만, 함정우는 "손목이 조금 아팠는데 쉴 수 있어서 차라리 잘 됐다고 여겼다"면서 "대회가 없는 동안 몸 상태를 끌어 올리고 운동도 많이 해야 했다"고 말했다.
"모처럼 경기에 나섰는데 이상하리만큼 퍼트가 잘 됐다"는 함정우는 "드라이버는 썩 좋지 못했고, 핀에 딱딱 붙는 아이언샷도 나오지 않았는데 그린과 그린 주변에서는 실수가 없었다"고 이날 경기를 자평했다.
함정우는 이날 10번 홀(파5)에서 2m 이글 퍼트를 집어넣고 버디를 7개나 잡아냈다. 9번 홀(파5)에서 티샷 OB로 2타를 잃은 게 옥의 티였다.
함정우는 "이번 대회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라면서 "오늘 경기를 잘 치렀으니 내일은 티샷에 좀 더 신경을 써서 타수를 최대한 많이 줄여놓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