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보인 이의진 기자 = 이영표(45)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 대표이사의 재계약 불발 사태와 관련해 구단 이사회가 열릴 전망이다.
강원FC 이사인 홍석표 강원대학교 교수는 3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전날 이사회 소집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재계약을 할지 안 할지를 결정할 때는 적확한 근거를 공개하는 게 먼저고 상식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특별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고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해 이사회를 열고 따져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근 강원도는 이영표 대표이사에게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2020년 12월 취임한 이 대표이사는 이로써 2년 임기만을 채우고 강원에서 물러난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멤버인 이 대표이사는 행정가로서도 좋은 성과를 냈다.
강원이 강등 위기에 몰린 2021시즌 '삼고초려' 끝에 최용수 감독을 영입했고, 최 감독은 승강 플레이오프(PO) 승리로 팀의 1부리그 잔류를 이끌었다.
이 대표이사와 최 감독이 합을 맞춘 강원은 2022시즌 K리그1에서 구단 역대 최고 성적 타이인 6위에 올랐다.
이 외에도 스폰서 유치와 각종 상품화 사업, 사회 공헌 등에서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는다.
(춘천=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최용수 강원FC 신임 감독이 지난해 11월 18일 오전 강원도청에서 기자회견 중 이영표 대표로부터 머플러를 전달받고 있다. 2021.11.18 [email protected]
그런데도 재계약이 불발된 데는 '정치적 이유'가 있다는 의심이 제기된다.
6월 지방선거에선 국민의 힘 소속 김진태 강원지사가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던 최문순 전 지사 체제에서 영입된 이 대표이사의 설 자리가 없어질 거란 예측이 나왔고, 우려는 현실화했다.
홍석표 교수는 "물론 재계약 여부에 대한 근거를 명확히 공개해야 하는 규정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구단주는 규정상 도지사이고, 재계약은 도지사의 권한인 것도 맞다"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올해 구단 성적이 정말 좋았고, 운영도 훨씬 좋아졌다. 수익적인 면에서도 훌륭했고, 구단에 대한 팬들의 관심과 애정도 훨씬 높아졌다. 잘 해낸 대표를 갑자기 특별한 이유도 내놓지 않고 재계약을 하지 않는다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봤다"면서 "가능하면 이사회의 입장을 통일해 공론화하고 싶어 조처를 했다"고 설명했다.
강원FC에 따르면 현재 구단 이사는 8명이다.
이사회는 대표이사가 소집하지만, 각 이사는 대표이사 또는 그 밖의 소집권자에게 의안과 사유를 밝히고 이사회 소집을 요구할 수 있다. 이때 대표이사 또는 소집권자는 이사회를 소집해야 한다.
이사회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이사 과반수의 찬성으로 이뤄진다.
강원 서포터스인 나르샤는 1일 성명서를 내 김진태 지사의 결정을 비판하고 이 대표이사의 재계약을 요구했다.
나르샤는 "우리에게 진짜 대표이사라고 내세울 수 있는 인물은 이영표 대표이사 한 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일' 잘하는 대표이사가 필요하고 이 대표이사는 그 '일'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영표 대표 연임 온라인 서명'도 진행 중이며, 강원도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도 이 대표와 재계약을 요청하는 글이 연일 올라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