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손흥민(30·토트넘)이 경기 중 부상으로 교체된 데 대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레전드 제이미 캐러거(44)가 사상 첫 겨울 월드컵 개최를 결정한 국제축구연맹(FIFA)을 맹비난했다.
손흥민은 2일(한국시간) 프랑스 마르세유의 스타드 벨로드롬에서 열린 마르세유(프랑스)와 2022-20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D조 최종 6차전 원정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다가 전반 29분 만에 교체됐다.
전반 23분 중원에서 공중볼 경합을 하다 마르세유 찬셀 음벰바의 어깨에 얼굴을 강하게 부딪쳐 쓰러졌고 그의 코에선 출혈이 발생했다. 코와 눈 주위는 금세 부어올랐다.
의료진과 상태를 확인한 손흥민은 전반 27분께 그라운드를 벗어났고 대신 이브 비수마가 투입됐다.
손흥민의 부상은 토트넘뿐만 아니라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코앞에 둔 한국 국가대표팀도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소식이다.
캐러거는 이날 자신이 분석가로 활동 중인 미국 CBS스포츠를 통해 유럽 주요 리그의 시즌 중 월드컵을 치르도록 한 FIFA를 꼬집었다.
카타르 월드컵은 현지시간 오는 20일 개막한다. 월드컵은 보통 6∼7월 개최됐지만, 이 시기 카타르의 기온 때문에 대회가 사상 처음으로 11∼12월 치러진다.
유럽 리그 선수들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면서 월드컵 개막 1주 전인 오는 13일까지 소속팀 경기를 뛰다가 자국 대표팀에 합류해야 한다.
리버풀에서만 17시즌을 뛴 '원클럽맨'이자 잉글랜드 국가대표로도 활약한 캐러거는 "나는 월드컵이 이 위치에 있는 것이 절대적인 수치라고 생각한다"면서 "여러 이유가 있다. 카타르에 월드컵 개최권을 준 것은 부패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손흥민을 언급하면서 "평생 월드컵을 꿈꿔온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는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된다"면서 "모든 게 FIFA가 카타르에 월드컵 개최권을 주면서 시작됐다. 그런 다음 그들은 개최 시기를 옮겼다. 정말 역겹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아직 손흥민의 정확한 부상 정도는 알려지지 않았다.
퇴장 징계로 벤치에 앉지 못한 안토니오 콘테 감독 대신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토트넘 코치는 "내일 손흥민의 상태를 다시 확인해봐야 한다. 하지만 그는 라커룸으로 들어간 뒤 조금 나아졌고, 승리를 함께 축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