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배구 현대건설의 주축 미들 블로커 이다현(21)은 서브 에이스와 거리가 먼 선수였다.
이다현은 지난 시즌 총 306개의 서브를 시도해 서브 득점으로 단 10점을 올렸다.
그는 블로킹과 속공 등 미들 블로커 역할에만 집중했고, 서브엔 큰 공을 들이지 않았다.
서브와 벽을 쌓은 것 같았던 이다현은 올 시즌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번 시즌 치른 V리그 여자부 3경기에서 41번의 서브를 시도해 서브 에이스 10개를 성공했다. 1일 현재 여자부 최다 서브 에이스 전체 1위 기록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세트당 평균 0.91개의 서브 에이스로 이 부문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다현은 1일 경기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전에서도 서브로만 4득점 하며 팀의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이끌었다.
서브의 영양가도 만점이었다. 승부처였던 3세트 17-15에서 상대 팀 김다은을 겨냥해 날카로운 서브를 날려 득점했다.
이다현은 집요했다. 다시 김다은에게 서브를 날렸고, 리시브가 흔들린 흥국생명은 공격 범실을 했다.
다시 서브 기회를 잡은 이다현은 또다시 김다은에게 강하게 서브를 넣어 득점했다.
현대건설은 이다현의 목적타 서브로 경기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이날 이다현은 서브 에이스만 4개를 성공했다.
이다현이 '서브 요정'으로 변신한 데는 사연이 있다.
그는 경기를 마치고 "지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강팀들과 만나 많은 것을 느꼈다"며 "쉽게 받을 수 있는 서브를 넣으면 상대 팀들이 막을 수 없는 공격을 펼쳤다. 반격은커녕 터치도 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당시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선 강한 서브가 필수적이라고 느꼈고, 그때부터 서브 훈련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대표팀은 조별리그 1라운드에서 1승 4패의 저조한 성적을 거둬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지만, 이다현은 소중한 깨달음을 안고 귀국했다.
이다현은 소속 팀에 합류한 뒤에도 서브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상당한 시간을 투자했다.
이다현은 "오늘 3세트에서 강성형 감독님이 5번 코스(김다은 자리)로 목적타 서브를 넣으라고 사인을 보냈고, 그쪽을 계속 공략해 효과 봤다"며 "앞으로도 좋은 서브를 넣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다현의 서브는 현대건설의 또 다른 무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