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투자로 무장한 대전, 기업구단 3년 만에 마침내 1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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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 투자로 무장한 대전, 기업구단 3년 만에 마침내 1부로

베링 0 215 -0001.11.30 00:00

하나금융그룹 인수로 재탄생 뒤 '1부급 스쿼드' 구축

'도쿄 대첩' 이민성 감독은 2년 차에 '승격 사령탑' 우뚝

승강 PO 2차전 이진현의 골에 기뻐하는 대전 선수들
승강 PO 2차전 이진현의 골에 기뻐하는 대전 선수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축구특별시' 대전이 8년 만에 국내 프로축구 최고의 무대로 돌아오기까지는 '기업 구단'으로의 변모와 적극적인 투자가 뒷받침됐다.

2022시즌 K리그2 정규리그를 2위로 마쳐 K리그1 11위 김천 상무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에 오른 대전하나시티즌은 26일 1차전에서 2-1, 29일 2차전에서 4-0으로 승리, 합계 6-1로 이겨 내년 시즌 K리그1 승격을 확정 지었다.

'대전시티즌'이라는 이름의 시민 구단이던 2015년 K리그 클래식(현 K리그1) 12위에 머물며 강등된 지 8년 만의 1부리그 복귀다.

강등 이후 2부리그에서도 중하위권에 머물던 대전은 2020년 하나금융그룹에 인수돼 기업 구단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재창단한 것을 계기로 막강한 선수단을 만들어나가며 승격까지 일궈냈다.

대전하나시티즌 창단식
대전하나시티즌 창단식

(대전=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4일 대전 충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 창단식에서 황선홍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과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0.1.4 [email protected]

첫해부터 국가대표 스타 플레이어 출신으로 포항 스틸러스를 1부 정상에 올려놓은 경험이 있는 황선홍 감독(현 올림픽 대표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김동준, 이규로, 박진섭, 구본상 등 잔뼈가 굵은 선수들을 영입해 승격을 목표로 내걸었다. 안드레, 바이오, 채프먼 등 수준급 외국인 진용도 갖췄다.

여름 이적시장에선 독일 무대에서 활약하던 서영재 등을 영입해 또 한 번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시즌 중반을 넘어서면서 목표로 했던 우승이 쉽지 않게 되자 8개월 만에 황 감독이 물러나는 등 녹록지 않은 첫해를 보냈고, 정규리그를 4위로 마쳐 준플레이오프엔 올랐으나 3위 팀 경남FC를 넘지 못해 승격에 닿지 못했다.

무거운 발걸음
무거운 발걸음

(강릉=연합뉴스) 양지웅 기자 = 12일 강원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1년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강원FC와 대전하나시티즌의 경기. 대전 선수들이 강원에 1대 4로 패한 뒤 경기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2021.12.12 [email protected]

2021시즌엔 또 다른 2002 한일 월드컵 4강 멤버인 이민성 감독을 앉히고, 선수도 더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1부리그에서 뛰던 이진현, 이현식, 김민덕 등이 가세했고, 외국인 선수 알리바예프와 파투 등도 힘을 보탰다. 여름에도 마사, 임은수, 공민현 등으로 쉴 새 없이 전력을 강화했다.

정규리그 순위는 한 계단 올라 3위로 마친 대전은 4위 전남 드래곤즈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0-0으로 비겨 상위 라운드에 진출했고, 2위 팀 안양과의 플레이오프에선 3-1로 승리하며 승격의 마지막 관문인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올랐다.

강원FC와의 승강 플레이오프 첫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1부 복귀를 눈앞에 뒀으나 2차전에서 1-4로 무너지며 또 한 번 승격 문턱에 걸리고 말았다.

10월 26일 승강 PO 1차전 주세종(왼쪽에서 두 번째)의 골에 기뻐하는 대전 선수들
10월 26일 승강 PO 1차전 주세종(왼쪽에서 두 번째)의 골에 기뻐하는 대전 선수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대전은 멈추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선수단에 더 힘을 실었다.

지난 시즌 임대로 합류해 좋은 활약을 보인 마사와 임은수가 완전 이적했고, 조유민, 레안드로, 김재우, 김인균 등을 쓸어 담아 화려한 스쿼드를 꾸렸다.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트레이드로 이창근, 권한진, 김영욱도 영입해 1부 팀에서도 탐낼 만한 전력으로 또 한 번 승격 도전에 나섰다.

여름 이적시장엔 국가대표 출신 주세종과 외국인 선수 윌리안, 카이저까지 영입해 승격 의욕을 불태웠다.

초반부터 압도적 선두로 나선 광주FC를 넘지 못하며 '1부 직행'은 올해도 놓쳤지만, FC안양과의 경쟁 끝에 최종전에서 정규리그 2위를 확정하며 곧장 승강 플레이오프로 향한 대전은 지난해의 슬픔을 되풀이하지 않았다.

1차전 2-1 승리로 기선을 제압한 뒤 2차전에선 더욱 몰아붙이며 완승, 3년의 절치부심이 마침내 결실을 봤다.

대전의 이민성 감독
대전의 이민성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이 얼마나 승격에 목말랐는지는 영입 선수 수나 면면 외에 연봉에서도 드러나는데, 프로축구연맹 자료에 따르면 대전의 2020시즌 평균 연봉은 1억6천715만원으로 K리그2 1위에 해당했다. 당시 기준으론 1부 중위권 수준이었다.

안드레는 K리그2 팀 소속 선수로는 유일하게 외국인 선수 연봉 톱5(10억7천600만원)에 오를 정도였다.

지난 시즌엔 총액(67억6천454만원)과 평균(1억7천762만원) 모두 K리그2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의 수치는 추후 발표될 테지만, 선수단의 면면을 봤을 때 지난해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1부 팀이 된 대전이 얼마나 더 지갑을 열지는 '스토브 리그'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떠올랐다.

이런 적극적 지원은 감독 입장에선 든든하면서도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이민성 감독은 지난 시즌 실패를 딛고 2년 차에 '승격 감독'으로 우뚝 섰다.

이 감독의 대전은 공수 밸런스 속에 화끈한 공격을 승격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대전은 이번 시즌 K리그2 정규리그 최다득점 1위(70골)이었다.

특히 2위 경쟁의 분수령이던 정규리그 막바지 5경기 연속 두 골 이상을 넣으며 무패 행진(4승 1무)을 펼쳐 승강 플레이오프로 직행할 수 있었고,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2경기 연속 멀티 골로 1부리그 팀이 될 만한 자격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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