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미국 메이저리거와 한국 KBO 스타들의 맞대결이 무산됐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29일(한국시간) "이벤트 프로모터(주최사)와의 계약 이행 이슈 등 현실적인 문제가 생겨 11월에 한국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MLB 월드투어 코리아 시리즈 2022'에 참가하지 못한다"고 발표했다.
짐 스몰 MLB 인터내셔널 부사장은 "안타깝게도 한국 팬들을 만족시킬만한 (선수단 구성 등의) 수준을 갖출 수 없어서 이번 월드투어 코리아 시리즈를 취소하기로 했다"며 "한국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 KBO와 MLB는 야구 종목의 성장을 위해 오랜 기간 협력했다. 향후에는 한국에서 (MLB 관련) 이벤트가 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MLB 사무국은 KBO에 월드투어 취소 결정을 전했고,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허구연 KBO 총재에게 유감을 표하는 서신을 보냈다.
애초 MLB 사무국은 11월에 한국에서 네 차례 경기하는 'MLB 월드투어 코리아 시리즈 2022'를 기획했고,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참가를 요청했다.
KBO도 '팀 코리아'(KBO 올스타팀)와 '팀 KBO'(영남 연합팀) 명단을 발표하며 팀 KBO가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팀 코리아가 12일 사직구장과 14∼15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MLB 연합팀과 맞붙는 일정을 짰다.
한국 야구팬들은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최지만(31·탬파베이 레이스), 박효준(26), 배지환(23·이상 피츠버그 파이리츠) 등 코리안 빅리거가 MLB 연합팀에서 살바도르 페레스(32·캔자스시티 로열스), 스티븐 콴(25·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랜디 아로사레나(27·탬파베이 레이스) 등과 팀을 이뤄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과 맞붙는 장면을 기대했다.
2022년 정규시즌 종료와 함께 은퇴한 이대호(40·전 롯데 자이언츠)의 팀 KBO 합류로 기대감도 커졌다.
MLB 연합팀이 1922년 이후 100년 만에 한국을 찾는 '역사적인 의미'도 있었다.
그러나 빅리거들의 호응은 크지 않았다.
빅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에게 장기 레이스를 펼친 뒤, 휴식을 취해야 하는 시점에 바다를 건너 낯선 땅에서 경기를 치르는 건 무척 부담스러운 일이다.
입장권 가격이 고척돔 외야 3·4층 6만원, 다이아몬드석 39만원, 사직구장 1·3루 외야 지정석 7만원, 중앙탁자석 39만원 등으로 꽤 높게 책정되면서, 흥행을 장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MLB 사무국과 주최사 사이에 이견도 생겼다. 결국 양측은 현실의 벽을 인정하며 대회 취소를 결정했다.
KBO는 MLB 사무국, 프로모터의 결정에 당혹스러워했다.
이날 KBO는 "MLB의 참가 요청에 따라 팀 코리아와 팀 KBO를 구성하는 등 MLB 연합팀과의 경기를 준비해 온 KBO는 매우 당혹스럽다"며 "국내 팬들에게 신뢰를 지키지 못한 점, 경기를 준비한 선수들이 피해를 본 점 등에 관한 유감을 MLB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MLB 사무국은 KBO에 여러 차례 MLB 월드투어 개최를 요청했다. 올해 초에도 프로모터를 확정했다고 알려왔고,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지난 4월 대회 개최 협조를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리그 일정에 따른 선수단 구성의 어려움 등이 있었지만, 야구의 세계화를 위해 협조하기로 했고 주최사와 선수 파견 계약을 했다"고 그동안의 과정을 설명한 KBO는 "MLB 월드투어 코리아 시리즈 취소로 팬 여러분께 혼란을 끼친 점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