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4년째 뛰는 유해란(21)이 내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에 도전한다.
유해란은 다음 달 22일 미국으로 떠나 11월28일부터 12월11일까지 미국 앨라배마주에서 8라운드 144홀 경기로 펼쳐지는 LPGA투어 퀄리파잉(Q) 시리즈에 출전한다.
유해란은 Q 시리즈에서 20위 이내에 들면 내년 LPGA투어 출전권을 손에 넣는다.
LPGA투어와 견줘도 선수 경기력 수준이 뒤지지 않는 KLPGA투어에서 신인왕에 올랐고 통산 5승을 거둔 유해란이 Q 시리즈에서 20위 밖으로 밀릴 것이라 보는 전문가는 없다.
작년 Q 시리즈 1위와 3위를 차지해 올해 LPGA투어에서 뛰는 안나린(26)과 최혜진(23)의 뒤를 이어 LPGA투어 진출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KLPGA투어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이 열리는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파72)에서 만난 유해란은 "Q시리즈에 합격해야 (LPGA투어에) 가는 거 아니냐. 결과를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다"고 일단 몸을 낮췄다.
유해란은 LPGA투어는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였기에 이번 도전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밝혔다.
이미 아마추어 때부터 US여자오픈과 에비앙 마스터스 등 LPGA투어 메이저대회 예선에 출전하는 등 LPGA투어 무대를 일찌감치 두드렸던 유해란은 "주니어 시절부터 국제대회에서 자주 겨뤘던 친구들이 거기서 너무 잘 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해란이 말한 '친구'는 세계랭킹 1위를 눈앞에 둔 아타야 티띠꾼(태국)과 작년 US여자오픈 챔피언 유카 사소(일본) 등이다.
유해란은 "굉장히 잘 쳤던 선수들이라 인정은 하지만, 저도 솔직히 뒤지지 않았고 이제 나도 LPGA투어에 가서 또 한 번 겨뤄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주니어 때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했던 또래들이 LPGA투어라는 큰 무대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게 부럽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는 얘기다.
유해란의 이번 LPGA투어 Q 시리즈 도전은 '지금이 가장 좋은 나이'라는 판단도 한몫했다.
"사실 작년에도 LPGA투어 Q 시리즈 응시를 생각했다"는 유해란은 "그때는 준비가 안 됐다고 여겨 올해로 미뤘다"고 말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 KLPGA투어에 들어왔다. 해보니까 해마다 배우는 게 많았다. 해가 갈수록 좋아지더라. 그래서 1년만 더 한국에서 해보고 늘지 않는다면 또 1년 더 해보자는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유해란은 "여기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이제는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많지도, 적지도 않은 지금이 미국 무대 도전에 딱 좋은 나이"라고 말했다.
미국 무대 도전도 도전이지만 유해란은 아직 해야 할 숙제가 남았다.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을 포함해 이번 시즌에 남은 3개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게 유해란의 당면 목표다.
"원래 대상을 타는 게 목표였는데 좀 멀어졌다"는 유해란은 "하늘이 아직 넌 부족하다고 말해주는 것 같다"고 아쉬움부터 털어놨다.
유해란은 시즌 내내 대상 포인트 1위를 달리다 10월 들어 김수지(26), 박민지(24)에 추격을 허용해 지금은 3위를 달리고 있다.
유해란은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이 열리는 핀크스 골프클럽은 알아도 너무 잘 아는 코스고 나한테 잘 맞는다. 앞으로 치르는 2개 대회 코스도 나한테 어렵다고는 느끼지 않는다"면서 "3개 대회 가운데 한번은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유해란은 "1승만 한다면 올해 농사는 잘 지은 것이라 할만하고, 미국 무대 도전에도 자신감과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