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2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한 울산현대 홍명보 감독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2.10.24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022시즌 K리그1 감독상의 주인공 홍명보(53) 울산 현대 감독은 "감독일 때 받는 감독상은 선수 시절 선수가 받는 상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며 수상을 반겼다.
홍 감독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K리그 대상 시상식이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나 "기억에 남는 상이 머릿속에 많이 있지만, 감독이 돼서 감독상을 받는 건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은 팀을 총괄한다. 배를 끌어가는 선장"이라며 "배에는 또 노를 젓는 이들이 있고, 이들이 박자를 한 번만 틀려도 어려워진다. 이를 조율하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홍 감독은 각 팀 감독, 주장 투표와 미디어 투표를 환산한 점수에서 100점 중 80점을 얻는 압도적 지지를 받아 감독상을 탔다.
특히 본인을 제외한 K리그1 11명 감독 중에는 무려 10명의 지지를 받았다.
홍 감독 지휘 아래 울산은 3라운드에서 1위에 오른 뒤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17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리그 최다 득점(57득점), 최소 실점(33실점)을 기록했고, 라이벌 전북과 상대 전적에서는 2승 1무 1패로 앞섰다.
앞서 올림픽 대표팀, A대표팀, 중국 항저우 뤼청(현 저장FC)에 몸담았던 홍 감독은 '본인이 성공한 감독이라 생각하는지' 묻자 딱 잘라 말하기보다는 신중한 대답을 내놨다.
그는 "성공과 실패가 어떤 기준으로 갈리는지 봐야 한다"며 "우승컵을 들었을 때 많은 사람이 성공이라 생각하겠지만, 내년에는 들지 못하면 그게 실패라고 따질 수 있다. 나는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2 대상 시상식에서 홍명보 울산현대 감독이 K리그1 감독상 수상을 위해 단상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2.10.24 [email protected]
홍 감독은 성공이든 실패든 그 경험을 토대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지가 본인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감독 시절을 실패의 예시로 들며 "그때의 시간은 내가 축구 인생에서 가장 아끼는 시간"이라고 짚었다.
홍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감독으로 난 실패했지만, 이 역시도 내게는 중요한 과정이었다"며 "(감독으로서) 다른 시간은 대체로 좋은 시간이었지만 브라질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그때 시간을 항상 가슴 속에 넣고 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감독은 스스로 감독으로서 '이상주의자'라는 틀에 가둬두는 걸 거부했다.
올 시즌 울산의 축구가 자신의 이상에 얼마나 부합했는지 묻자 "나는 이상주의자가 아니다. 현실적으로 우리가 얼마나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매일 1%라도 선수들이 성장할 방법이 있다면 그 방법을 택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런 자신의 철학을 실현하도록 도와준 선수가 바로 주장이자 올 시즌 K리그1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이청용이었다고 밝혔다.
앞서 MVP로 호명된 이청용은 단상에 올라 "팀에서 이 상에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는 가장 많은 골과 도움을 기록한 엄원상인 것 같다. 항상 열심히 뛰어줘서 고맙다"며 공을 돌렸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2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감독상을 수상한 울산현대 홍명보 감독과 K리그1 최우수선수상(MVP) 이청용이 기념촬영하고 있다.2022.10.24 [email protected]
이를 전해 들은 홍 감독은 "그게 바로 이청용의 리더십이다. 그 부분이 울산을 이끄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짚었다.
이어 "주장이자 고참으로서 이청용이 팀을 끌어가는 모습이 우리가 우승하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했다. MVP는 당연하다"고 칭찬했다.
이제 홍 감독은 우승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 됐다.
그는 "내년은 분명 올해보다 모든 면에서 더 힘들 것"이라며 "그에 대한 대비가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다. 분명히 내년 시즌은 우리 팀에 아주 큰 도전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새로운 과제를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