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내 부상과 싸우고 투혼 발휘한 kt…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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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내내 부상과 싸우고 투혼 발휘한 kt…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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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줄부상에도 선전…준PO서 2승 3패로 키움에 패퇴

내야수·새 외국인 투수 영입은 내년 시즌 최대 과제

경기 기다리는 이강철 감독
경기 기다리는 이강철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kt wiz는 2022시즌을 부상과 전쟁을 벌였던 한해로 기억할 것 같다.

지난해 통합우승을 차지한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외부 자유계약선수(FA)인 거포 박병호를 영입하고 황재균, 장성우 등 핵심 내부 FA와 계약에 성공하면서 우승 전력을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부상이 문제였다. kt는 1년 내내 부상 악령과 싸웠다.

목발 짚고 나타난 강백호
목발 짚고 나타난 강백호

kt wiz 강백호가 4월 2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경기에 앞서 열린 우승 반지 전달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간판타자 강백호가 시작이었다. 그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오른쪽 새끼발가락이 부러지는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4월 23일 NC 다이노스전에선 기대를 모았던 새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가 투구에 맞아 오른쪽 새끼발가락이 부러졌다.

강백호-박병호-라모스로 중심타선을 꾸리려던 이강철 kt 감독의 계획은 시즌 초반부터 어그러졌다.

마운드에선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했고, 핵심 우완 불펜 박시영은 5월 1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팔꿈치 인대를 심하게 다쳐 시즌 아웃됐다.

고통스러워하는 박시영
고통스러워하는 박시영

[연합뉴스 자료사진]

kt는 40경기 소화 시점인 5월 19일, 8위까지 처졌다.

kt는 잇몸으로 버텼다. 고영표, 소형준, 엄상백, 배제성 등 토종 선발 4명이 앞문을 안정적으로 막아주는 가운데, 박병호가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기량을 나타내는 곡선)라는 주변의 우려를 깨끗하게 씻어내며 막강한 홈런포를 가동했다.

불펜에선 신인 투수 박영현과 이채호 등 새로운 얼굴이 힘을 보탰다.

kt는 새 외국인 타자 앤서니 알포드와 새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을 영입해 팀을 재정비했고,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강백호가 타선에 힘을 보태며 팀 분위기를 개선했다.

강백호는 복귀 한 달 만에 경기 중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다시 이탈했지만, 조용호, 장성우 등 기존 선수들이 더 힘을 내면서 공백을 막았다.

특히 주전 유격수 심우준은 손가락과 손등을 이어주는 신전건 손상 부상에도 붕대를 칭칭 감고 다시 뛰었다.

하위권에 머물던 kt는 7월 이후 부지런히 승수를 쌓으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8월 14일부터 17일까지 벌어진 3경기에선 모두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겼다'

17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t wiz의 경기. 9회말 1사 1루 kt 알포드 1타점 2루타 때 1루주자이자 끝내기 주자인 송민섭이 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다. 2022.8.17 [email protected]

그러나 부상은 또다시 kt의 발목을 잡았다.

막판 순위 경쟁이 한창인 9월 박병호가 주루를 하다가 오른쪽 발목 앞뒤 인대를 다쳐 쓰러졌다. 알포드는 수비 과정에서 왼손 엄지를 다쳤다.

한 시즌 내내 괴롭힌 '부상의 그림자'는 끝까지 kt의 바짓가랑이를 물고 늘어졌다.

kt는 포기하지 않았다. 알포드는 통증을 참고 조기 합류한 뒤 힘을 보탰고, 복수의 의료진으로부터 수술을 권유받은 박병호는 수술 시기를 미룬 채 선수단에 복귀했다.

박병호는 초인적인 힘으로 경이로운 플레이를 펼치며 정규시즌 막판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그는 10월 8일 KIA전에서 복귀 두 타석 만에 대타 홈런을 터뜨렸고, 10일 NC 다이노스전에서 다시 대타 투런 홈런을 날렸다.

kt는 이를 동력 삼아 시즌 막판까지 키움과 치열한 3위 싸움을 펼쳤다.

아쉬워하는 kt
아쉬워하는 kt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프로야구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6-5로 역전패당한 kt 선수들이 팬들에게 인사 후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kt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지난 11일 LG 트윈스와 정규리그 최종전 9회말 마지막 수비에서 오지환에게 충격적인 역전 끝내기 적시타를 허용하며 5-6으로 패해 준플레이오프(준PO) 직행 티켓을 눈앞에서 놓쳤다.

막판 순위싸움을 위해 모든 전력을 쏟아부은 kt는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렀다.

분위기 수습에 안간힘을 쓴 kt는 부상 선수들의 투혼을 발판 삼아 KIA를 꺾고 준PO 무대에 올라섰다.

kt 벤자민 역투 뒤 환호
kt 벤자민 역투 뒤 환호

13일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 KIA 타이거즈와 kt wiz의 경기.
8회초 kt의 세 번째 투수 벤자민이 KIA 중심타선을 막아 낸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kt의 마법은 거기까지였다. 시즌 막판 치열한 순위 싸움을 한 뒤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탓에 선수들의 체력은 완전히 바닥을 드러냈다.

한 시즌 내내 돌격대장 역할을 했던 조용호가 허리 부상으로 쓰러졌고, 시즌 막판 하락세 조짐을 보이던 토종 에이스 고영표도 무너져버렸다.

kt는 키움과 준PO를 2승 3패로 아쉽게 내준 뒤 내년 시즌을 기약하게 됐다.

이제 kt는 많은 과제를 안고 새 시즌을 향해 다시 출발한다.

최대 과제는 내야수 영입이다.

kt는 주전 유격수 심우준이 올 시즌을 마치고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한다. 베테랑 2루수 박경수도 한 시즌을 책임질 만큼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

2022시즌 내내 내야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kt는 올겨울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다행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엔 노진혁, 박민우 등 우수한 내야 자원이 나온다.

외국인 선수들과 재계약 여부는 일찌감치 노선을 정리했다. 알포드와 벤자민은 재계약 가능성이 크지만,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는 결별할 것으로 보인다.

알포드의 수비 문제도 이강철 감독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알포드는 뛰어난 타격, 주루 능력을 갖췄지만 어설픈 수비 실력으로 치명적인 실수를 여러 차례 범했다.

kt 내부에선 강백호를 다시 외야로 보내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내년 초에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도 고민해야 한다. 이 감독은 WBC 감독으로 대표팀을 이끈다.

<프로야구 kt wiz 월간 성적>

성적 월간 순위
4 11승 13패(승률 0.458) 6위
5 11승 15패(승률 0.423) 7위
6 14승 2무 9패(승률 0.609) 3위
7 13승 4패(승률 0.765) 2위
8 15승 8패(승률 0.652) 2위
9~10 16승 13패(승률 0.552) 5위
전체 80승 2무 62패(승률 0.563) 4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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