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사연 없는 선수가 어디 있겠냐마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오른손 투수 루이스 가르시아(35)는 좀 더 독특한 경력이 있는 선수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닷컴은 21일(한국시간) 한때 야구를 포기하고 이발사로 일하다가 그라운드로 돌아와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무대에서 뛰는 가르시아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가르시아는 17살이던 2004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계약해 빅리그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던 그는 결국 2010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방출돼 야구판을 떠났다.
가르시아가 선택한 직업은 이발사였다.
그는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좋은 이발사는 아니었다. 한 달 동안 일을 배웠고 점점 익숙해지고 있었지만, 사실 많은 돈을 벌지는 못했다"고 했다.
이후 이삿짐을 나르는 일을 거쳐 실내 야구장 강사로 일하던 가르시아는 다시 한번 빅리그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테스트를 거쳐 2012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입단한 가르시아는 결국 2013년 꿈에 그리던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다.
필라델피아와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텍사스 레인저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 여러 팀에서 불펜 투수로 활약하던 그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와 2년 총액 700만 달러(약 101억원)짜리 계약을 맺었다.
가을야구에서도 그는 조연 노릇을 톡톡히 한다.
뉴욕 메츠와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더니, 자신이 처음 몸담았던 다저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3차전에서도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다저스전 호투는 샌디에이고의 역사적인 '업셋'의 주춧돌이 됐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에서 3차전 2-1로 앞선 7회 등판한 가르시아는 삼진 2개를 곁들여 다저스 타선을 봉쇄해 홀드를 따냈다.
이 경기를 잡은 샌디에이고는 4차전까지 승리하고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랐다.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만난 상대는 이발사였던 자신에게 손을 내밀었던 필라델피아다.
가르시아는 필라델피아와 NLCS 1차전에서도 불펜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번 포스트시즌 성적은 3경기 3이닝 무실점 1홀드다.
가르시아는 "이발사 등 다른 일을 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안다. 내가 가진 재능에 감사하다"면서 "챔피언십시리즈를 거쳐 월드시리즈에서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맞선 샌디에이고와 필라델피아는 22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 뱅크 파크로 옮겨 NLCS 3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