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연합뉴스) 권훈 기자 = "다승왕 목표에 최대한 가까이 가겠습니다."
13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데뷔 2년 차에 첫 우승을 따낸 김민별은 올해 남은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보태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였다.
김민별은 이날 KLPGA 투어 52번째 출전 경기에서 우승했다.
빠르면 빠르다고 할 수도 있지만 국가대표 출신으로 지난해 큰 기대를 안고 KLPGA 투어에 발을 디뎠던 김민별에게는 너무나 늦은 첫 우승이다.
그는 지난해 신인왕에 올랐지만 우승이 없어 '반쪽 신인왕' 처지였다.
게다가 데뷔 동기 방신실과 황유민은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기에 신인왕 타이틀은 더 빛이 바랬다.
김민별은 "두 동기가 정말 부러웠다"면서도 "사실 작년에는 우승 조바심도, 우승해야겠다는 부담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올해 못했지만 내년에 하면 된다"고 여유를 부렸던 김민별은 겨울 훈련 때 약점이던 쇼트게임에 매진한 끝에 자신감이 충만했다.
그는 "다승왕까지 목표로 내세울 만큼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이번 시즌에 김민별은 작년보다 훨씬 못한 성적에 애를 태웠다.
' 작년에는 준우승 3번과 3위 두 번 등 톱10에 12번이나 진입했고 상금랭킹 6위, 대상 포인트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올해는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전까지 톱10에 5번 드는 데 그쳤고 상금랭킹도 26위까지 떨어졌다.
김민별은 "자신감도 떨어지고, 이러다가 올해도 우승을 못하겠다는 걱정이 생겼다"고 밝혔다.
김민별은 이 대회에 앞서 출전한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공동 10위에 오르면서 다시 자신감을 되찾았다.
"실수 한번 하면 그대로 무너지는 경향이 있었는데 지난 대회 때 그걸 극복했다"는 김민별은 "이번 대회 때는 워낙 샷이 좋아 퍼트가 따라주면 가능성이 있겠다 싶었다"고 대회 전부터 내심 우승을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
공동 5위로 시작한 최종 라운드에서 4∼7번 홀 4개 홀 연속 버디를 뽑아내며 선두로 나선 김민별은 "앞선 사흘 경기에서 전반에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오늘은 전반에 버디 4개를 잡아내면서 우승 욕심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특히 10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면서 자신이 생긴 김민별은 "전날까지는 안전한 곳을 겨냥했는데 오늘은 샷 감각이 너무 좋아서 무조건 핀을 보고 쐈다"고 말했다.
이날 보기 없이 버디 9개를 뽑아낸 김민별은 스트로크 플레이라면 생애 최소타 기록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까지 8언더파까지는 쳐봤지만 9언더파를 친 적은 없다.
매니저를 맡아 코스 안팎에서 뒷바라지해준 언니가 "잔소리도 많았고 호되게 다룬 편인데 사실은 큰 도움이 됐다"는 김민별은 "꿈에 그리던 첫 우승이 생각보다 기쁘고 울 것 같았는데 눈물이 안 나왔다"고 방긋 웃었다.
김민별은 "올해 목표가 다승왕이었다. 남은 대회에서 최대한 가깝게 가보겠다"면서 "다음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라고 의욕을 보였다.
"언젠가는 미국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김민별은 "하루라도 빨리 가는 게 좋겠지만, 준비될 때 가겠다"고 해외 무대 도전의 꿈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