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서 중책을 맡은 손흥민(29·토트넘)은 다수의 경기 출전에 더해 장거리 이동의 부담까지 떠안고 뛴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5일 44개 리그에서 뛰는 남자 선수 265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업무량 보고서를 내고, 선수들의 '혹사'를 막기 위한 휴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18년 6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선수들이 소화한 4만 경기를 토대로 작성된 보고서에서 손흥민이 국가 간 이동 거리가 많은 선수의 예시로 소개됐다.
손흥민은 최근 세 시즌 동안 해외 경기를 위해 22만3천637㎞를 이동했다. 비행시간만 300시간에 달한다.
반면 손흥민의 토트넘 '단짝'인 해리 케인(잉글랜드)은 8만6천267㎞를 움직였다. 비행시간은 123시간이다.
경기에 출전한 시간은 오히려 케인이 많다.
케인은 세 시즌 간 159경기(토트넘 159경기·잉글랜드 대표팀 31경기)에서 1만4천51분을 뛰었고, 손흥민은 172경기(토트넘 152경기·한국 대표팀 20경기)에서 1만3천576분을 뛰었다.
FIFPRO는 "잉글랜드 대표팀 경기는 대부분 유럽에서 열리지만, 손흥민은 한국 대표팀에서 뛰기 위해 아시아와 다른 대륙까지 이동해야 한다"며 "손흥민의 대표팀 출전 경기 수는 케인보다 적지만, 이동 거리는 케인의 2.5배에 달한다. 더 놀라운 건 손흥민이 해외에서 열리는 경기를 위해 300시간(12.5일 이상)이나 비행을 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국이 아닌 다른 대륙의 클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소속팀 경기와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를 소화할 때 이동에 더 많은 시간을 쓸 수밖에 없다.
FIFPRO는 보고서에서 "2019-2020시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동 횟수가 줄었지만, 2020-2021시즌 들어 다시 증가했다"면서 "과도한 국가 간 이동은 선수들의 경기력과 복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FIFPRO는 빡빡한 경기 일정과 시즌 중과 종료 후 휴식기의 단축 등이 선수들에게 부담을 준다며 환경 개선을 촉구했다.